▲동국제강 포항공장에서 작업중 숨진 고 이동우씨 부인 권금희씨가 16일 오후 서울 중구 동국제강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성욱
유족과 동국제강은 총 8차례 협상 끝에 이날 최종 합의했다. 양측이 서명한 합의문에는 사측의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피해배상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합의에 따라 동국제강은 ▲장세욱·김연극 대표이사 명의로 동국제강 홈페이지에 일주일간 사과문을 올리고 ▲문제 설비에 전원 차단 시스템을 설치하는 등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 ▲민사배상금과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다만 유족들이 요구했던 장세욱·김연극 대표이사의 대면 사과는 이뤄지지 않았다.
양쪽의 조인식은 동국제강 본사 접견실에서 약 30분간 치러졌다. 이 자리에서 사측 대표로 나온 이찬희 동국제강 협력동반실장은 "이렇게 늦어진 것에 대해 사과를 드린다"라며 "저희 회사 내에서 중대재해가 발생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는 유족들에게 "좀 늦었지만 고인도 보내드리고, 가족분들이 심신이 많이 힘드실 텐데, 빨리 일상을 회복하시고 안정을 찾으시길 회사는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 짧은 문장을 듣기 위해 가족들은 그간 상복 차림으로 50일 넘게 거리 농성을 해왔다. 이씨 부인 권금희씨는 임신 5개월 차다. 조인식에 참석한 권씨는 사측을 향해 "3월 21일이라는 말만 나오면 너무 슬프고 눈물이 납니다... 지금 이 자리도 남편에게 너무 미안합니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이씨 어머니인 황월순씨는 "좀 일찍 해결됐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이렇게 날짜가 지나도록 모른 척하다가… 지금 우리 애기는 태동을 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권씨와 황씨는 눈물 속에서도 사측 협상단을 향해 거듭 "다시는 우리 남편·아들 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중대재해법이라도 없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