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찬 정치컨설턴트 스토리닷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지선 평가 연속토론회(2차)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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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직후 (민주당 내) 토론회에서 지선 전략을 말씀드렸다. 정반대로 하셨더라." - 유승찬 정치컨설턴트 스토리닷 대표
"검찰·언론·보수정당 기득권 vs. 민주당? 이거 안 통한다. (민심은) 민주당도 기득권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 하헌기 새로운소통연구소장
"귀 담아 들을 만한 충고를 하는 당 내외 인사들에게 비난부터 퍼부어대는 '화살촉'이 민주당에 서식하는 문화가 사라져야 한다." - 전상훈 이지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
"민주당은 옛날에 보수가 그랬던 것처럼 2030이 보면 실력 없고 촌스런 정당이 됐다." -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
더불어민주당 초·재선 의원들이 공동주최한 대선·지선 평가 2차 토론회에서 쏟아진 말들이다. 이탄희 의원이 사회를 보고 20여 명 의원과 박병석 전 국회의장 등이 참석해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선 공개토론 90분 내내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쓴소리가 터져 나왔다.
가장 먼저 발제에 나선 유승찬 대표는 "(대선 직후 민주당 내 토론회에서) 검수완박 하면 불리하다, 송영길·이재명 출마하면 더 불리하다, 정치 전선 말고 민생·복지 전선을 중심으로 선거를 치르라고 주문했었다"며 "언제부턴가 민주당은 외부의 조언을 듣지 않는다. 국민의힘이 어려웠던 시절에 (지금 민주당처럼) 그랬었는데 당은 개방적일 때 상승하고 폐쇄적일 때 하강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수완박을 위해 민형배 의원이 위장탈당을 하는 등 (민주당이) 여러 번 민주적 규범을 파괴했다. 지난해 보궐선거 당시 (귀책사유가 있다면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당헌당규 개정에 당원 87%가 지지했는데 국민의 뜻과는 달랐다"라며 "이재명 의원이 (앞으로 있을)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에도 국민들은 과반 이상이 반대하는데 당원들은 압도적으로 지지한다. 당이 안 될 때 나오는 기본적 특징"이라고 밝혔다.
더해 "국민의힘은 반면 태극기부대와 결별했고 지속적으로 호남을 공략했으며 이번 경기도 선거에서 강용석과 후보단일화를 거부했다. 극단주의 세력과 거부하며 중도확장성을 제고한 것"이라며 "예전 민주당은 원로회의, 중진모임, 외부전문가 등을 통해 팬덤에 끌려 다니지 않고 필터링을 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팬덤 정치에 의존해 민주적 규범을 파괴한 게 대선·지선 패배의 본질적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또 유 대표는 "(윤 대통령) 취임 20일 만에 치러진 선거에서 정치 전선을 확장시킨 건 자책골이었다. 지방선거는 특히 주민과 밀접한 선거인데 불리한 프레임에 들어간 것"이라며 "검수완박과 송영길·이재명 출마로 (불리한 프레임을) 제어하지 못했고 그 과정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하며 반전의 모멘텀을 찾기 어려웠다"라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민주당이라고 느끼지 않는 중도확장성을 갖고 있었다. 한강벨트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유일하게 승리한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경우 정치 전선에서 이탈해 일꾼 이미지로 오세훈 서울시장을 60% 밀어준 성동구에서 승리했다"라며 "민주당은 이런 사례들을 발굴해 연구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하나 되는 민주당 위해서라도 '처럼회' 해체"
대선 때 민주당 선대위 수석부대변인을 맡았던 하헌기 소장은 "2012년, 2017년 대선과 최근 선거를 비교해 보면 70년대생은 전통적 지지층, 80년대생은 진보 지지층에서 이탈, 90년대생 이후는 사실상 전통적 지지층이라고 하기 어려운 세대"라며 "보통 2030세대라고 뭉뚱그려 전통적 지지층이었다고 이야기하는데 (20대의 경우) 지지층에서 뺏긴 게 아니라 재생산에 실패한 것이다. 뺏긴 것이면 돌아오도록 하면 되는데 90년대생 이후 세대는 우리 당을 애초에 진보적 정당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위험한 시그널로 봐야한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민주당 핵심 지지층은 1967년생~1986년생이고 지난해 인구수 기준으로 1631만 명이었다. 그리고 (지지층이 아닌) 1967년생 이전 세대는 1648만 명이었다"라며 "캐스팅보트인 1987년생~2004년생은 1141만 명이었는데 우리가 이 세대의 담론이나 어젠다를 제대로 생산하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선을 엄청 흔든 (윤석열 당시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 일곱 글자에 대한 대응을 보면 (민주당이 갈등을) 조정하는 제스처를 취했어야 했다. 여성가족부 폐지 여론이 높았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기능과 역할에 대한 개편을 말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라며 "때문에 구체적인 메시지나 정책 의제가 나와야 하는데 유튜브 채널 참여로 때우려고 했다. 여성주의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남성의 동의를 어떻게 이끌 것인지 갈등 관리에 실패했다"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하 소장은 "2016년 총선의 민주당 공약집을 보면 세부적으로 권력기관 개혁이 들어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민생·경제 의제였다. 당시 여론조사에서 총선 10대 의제로 꼽힌 것들과 일치한다"라며 "선거 패배 이유는 간단하다. 민심에 역행하면 진다. 민주당 내에 개혁의지를 훼손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있는데 사람들은 그걸 나무라는 게 아니라 민주주의적 절차 훼손을 나무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해 "지금이 바닥이 아닐 수 있다. 투표를 포기한 사람들이 투표 포기가 아니라 반대 투표를 하기 시작하면 진짜 바닥을 볼 수 있다"라며 "(그렇지 않기 위해선) 캐스팅보트에 소구력 있는 의제, 특히 신규 유권자층을 위한 생애주기별 이슈를 개발해 예전 을지로위원회가 잘 되던 때처럼 돌아갈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과거 '삼철', '7인회' 등의 경우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분들 때문에 패권주의 정당이란 이야기가 나오니까 그게 아니란 메시지를 내기 위해 해체한 것 아닌가"라며 "지금 '처럼회'도 민심을 듣는단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라도, 하나 되는 민주당이란 시그널을 주기 위해서라도 해체를 선언했으면 한다"라고 제안했다.
"민주당 내 '고약해' 받아들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