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팬카페 '건희사랑' 회장 강신업 변호사가 12일 페이스북에 올린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영화 관람 모습. 이날 오후 5시 37분 대통령실은 출입기자단에 총 3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10여분 뒤 강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실이 공개한 사진뿐 아니라 사진 5장을 더 공개했다.
강신업 변호사 페이스북 갈무리
12일 오후 5시 37분, 대통령실 출입기자들의 단체대화방에 공지 하나가 새로 올라왔다. 최근 칸 국제영화제에서 배우 송강호씨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영화 <브로커>를 관람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사진이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부부가 팝콘을 사고, 극장 안에서 함께 나눠먹는 모습, 일반 시민과 대통령실 관계자 등이 주변에 앉은 상황 등 총 3장을 공개했다.
그런데 10여분 뒤 김건희 여사 팬카페 '건희사랑' 회장을 맡고 있는 강신업 변호사도 페이스북에 같은 사진을 올렸다. 그는 "오늘 영화관에 가신 대통령과 영부인 부부 내외분 사진(원본)! 시민들과 격의 없이 어울리며 시민들 속으로!"라고 소개하며 "최초 공개!"라는 문구를 넣었다가 삭제하기도 했다. 그런데 일부 사진은 정말 '최초 공개'였다. 중복된 것을 제외하면 대통령실이 공개한 사진보다 5장 많았기 때문이다.
강 변호사의 김건희 여사 사진 공개는 처음이 아니다. 그는 5월 12일 김건희 여사가 경호견과 있는 장면을, 5월 16일에는 팬이 선물한 안경을 쓰고 업무를 보는 모습을, 5월 22일에는 청와대 개방 기념 열린음악회 사진을 공개했다. 몇몇 사진은 대통령실이 공개한 것이었지만 일부는 아예 출입기자단에게 전달되지 않은 사진이었다. 그리고 5월 29일 '건희사랑' 등에는 문제의 '윤석열 대통령 부부 집무실 사진'이 올라왔다.
5월 28일 김 여사가 반려견들과 대통령실 집무실을 방문해 윤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은 팬카페에 올라오기 전까지 전혀 취재진에게 알려진 적 없었다. 대통령실은 직원은 물론 기자들도 청사내 사진촬영이 불가한 '보안구역'이기 때문에 사진 공개 후 곧바로 '누가 찍었고, 어떻게 팬카페부터 올라갔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촬영자는 대통령실 직원이 아니다"라던 대통령실은 비판이 잦아들지 않자 "여사님 카메라로 찍은 것"이라고 정정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김건희 여사의 '팬카페 사진 배포'는 끝나지 않고 있다. 강신업 변호사는 지난달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김 여사로부터 사진을 직접 전달받는다고 밝혔다. 김 여사의 지인으로부터 받은 사진도 있다고 했다. <오마이뉴스>는 12일 강 변호사에게 영화관람 사진을 어떻게 받은 것인지, '비공식 사진 정치'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 등을 물었다.
입수 경위는 "노코멘트", 적절하냐는 질문엔 "긍정적으로 봐야"
- 오늘 대통령 부부가 영화 관람한 사진을 공개했던데.
"대통령실에서도 공개하지 않았나. 똑같은 사진 아닌가."
- 가짓수가 더 많다.
"모르겠다. 내가 그건 아는 바 없다."
- 어떻게 받았나. 이전에는 김건희 여사로부터 직접 받는다고.
"아휴 노코멘트다."
- 최근에도 계속 받고 있는 것 아닌가.
"하여튼 노코멘트인데,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그야말로 대통령의 공적인 사진이라면 당연히 대변인과 홍보실을 통해야 한다. 그렇지만 대통령의 사적인 생활, 그런 것들은 당연히 공개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고, 그것을 대변인과 홍보실이 해야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전근대적이고, 관료주의, 엄숙주의, 그리고 제왕적 대통령이다. 제가 그에 대해서 비판한 바 있다."
- 대통령은 모든 일정과 행보가 공적인 지위인데.
"그것이 바로 전근대적인 생각이다. 지금 제왕적 대통령에서 벗어나 국민 속으로 들어오는 과정이다. 이거는 긍정적으로 봐야하는 거다. 그거를 마치 무슨…"
- 대통령의 지위 때문에 대통령실에서도 가령 기자들한테 보안지침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면 그것도 좀 바뀌어야죠. 하여튼 저는 이것(사진 공개)에 대해서는 노코멘트하겠다. 생각이 다르니까. 저는 그야말로 획기적인, 지금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옮긴 것도, 구중궁궐에 나와서 1층에 프레스센터를 두고, 5층에 집무실을 둔다는 것이야말로 우리 기자들이 쌍수를 들어서 환영해야 하는 획기적인 것 아닌가."
"제2부속실 필요… 김건희, 외교관 1천명도 못하는 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