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엘공원돌과 흙으로 쌓아 올린 아치형 산책길
임명옥
힘차고 육중한 도리아식 기둥 86개가 숲 속의 나무처럼 구불구불한 곡선의 천장을 받치고 서 있는 곳, 뜨거운 태양이나 비는 피하고 시원한 바람은 맘껏 맞이할 수 있도록 반은 열리고 반은 닫혀 있는 공간, 고대 그리스 신전과 같은 이곳은 사람들이 장을 보고 서로의 안부를 묻고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사용될 계획이었다고 한다.
곡선으로 처리된 높은 천장은 트랜카디스 기법(타일을 바닥에 떨어뜨려 깨진 조각을 다시 붙이는 방법)으로 만들어졌는데 특히 해와 달과 별 모양의 둥근 장식물이 바르셀로나의 하늘을 닮은 코발트빛으로, 봄과 여름의 숲을 표현한 다양한 그린색으로, 풍요로운 대지를 표현한 듯 다크 옐로와 브라운 빛깔로 아름답게 수놓아져 있다.
그곳에서 오른쪽으로 난 계단을 오르면 앞이 탁 트인 마당이 보이는데 그리스식 신전 옥상에 거대한 마당이 펼쳐져 있다. 마당은 운동장처럼 넓고 하늘을 항해 열려 있는데 그 하늘마당에는 역시 트랜카디스 기법으로 만들어진 유선형 벤치가 아름다운 색상을 타고 물결처럼 넘실거린다.
벤치는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만큼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데 우리도 벤치 한 구석에 앉아 다리를 쉬게 하면서 풍경을 감상했다. 어떤 젊은이는 넓은 마당 한가운데서 요가 동작을 하며 동영상을 찍고 누군가는 모여서 이야기를 하고 누군가는 가만히 앉아서 풍경을 보고 있다.
하늘마당 벤치에 앉아서 보니 야자나무 뒤편으로 아직도 탐험해야 할 산책길이 많았다. 동굴이 많은 지형이라더니 화장실조차 마치 동굴 속에 만들어 놓은 모양새였다. 자연의 지형을 최대한 살려서 만든 가우디의 철학이 살아있는 자연친화적인 화장실이었다.
산책로 따라 올라가면 지중해가 눈 앞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