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환영만찬 전 박물관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이자리에는 김건희 여사(왼쪽 두번째)도 함께했다.
대통령실 제공
바이든 대통령보다 경천사탑에 더 감격한 사람들이 있다. 경천사탑이 건립된 '미수복지구'인 개풍군 실향민들이 그들이다. 나를 포함한 개풍군민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경천사탑을 직접 설명하고 안내하는 장면에 환호했다. 마치 바이든 대통령이 고향 개풍군을 방문한 것처럼 반가움이 앞섰다. 이는 개풍군민들에게 감격적인 장면으로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다.
1960년 경복궁에서 경천사 탑이 일반에 처음 공개됐을 때 개풍군이 고향인 사람들은 구름처럼 몰려가 구경했다. 고향에서 본 경천사 탑을 직접 마주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이다. 헤어진 이산가족을 오랜만에 만난듯 반가움에 탑을 향해 연거푸 절을 하기도 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고향 생각에 경천사 탑을 방문할 만큼 국립중앙박물관은 개풍군 실향민과 후손들의 성지나 다름 없다.
경천사탑은 우여곡절 끝에 공개됐지만 미완의 과제를 안고 있다. 이북 고향 땅에 복원하는 문제이다. 이산가족들이 고향 땅을 찾고 싶은 것처럼 나는 경천사 탑도 본래 위치에 복원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풍군 실향민으로서 6.25 전쟁 후 70여 년 동안 고향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우리 조상과 뿌리가 고향에 있는 것처럼 경천사 탑도 고향의 추억과 향수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문화재 복원을 할 때 건립 장소와 그 환경을 중요시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바로 장소의 '정체성'이 문화재에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경천사 탑이 제 자리에 온전히 복원돼야 하는 배경이다. 일본에서 반환될 때 제 자리로 갔다면 지금처럼 볼 수 없을 것이라 강변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고려왕궁터인 개성 만월대가 남북한공동발굴사업(2007~2018)으로 추진돼 성공한 사례를 보면 어떨까.
국립중앙박물관의 얼굴인 경천사 탑에 대한 개풍군민들의 자부심과 애착은 굉장히 크지만 실향민들이 통일과 귀향을 염원하듯 경천사 탑도 언젠가 개풍군 고향 땅에 복원돼야 한다고 믿는다. 만일 경천사가 복원된다면 역사적 고증에 따라 다뤄져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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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통령이 감탄한 경천사 탑... 내가 환호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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