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문정은 광주시의원 비례대표(1번) 후보
이학영
26일, 문정은 정의당 광주시의원 비례대표(1번) 후보를 인터뷰했다. 정의당 부대표, 광주청년유니온 위원장, 광주청년센터장 등을 역임한 문 후보는 만 27세이던 지난 2014년 상반기 재보궐선거 당시 광주 광산을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잔뼈 굵은 청년정치인이다. 이후 문 후보는 지난 2016년 총선과 2020년 총선에 연이어 도전장을 내밀었다. 아래는 정의당 문정은 광주시의원 비례대표(1번) 후보와의 일문일답.
- 정치를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1997년 IMF 당시 아버지가 다니던 직장에서 구조조정을 당하셨어요. 이후,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면서 마음 안에 작은 응어리 같은 걸 지닌 채 살아왔던 거 같아요. 그러다가 뒤늦게 성공회대학교에 진학했는데, 등록금 투쟁 천막을 보고 조금 불편한 마음이 들었어요. 늘 투쟁은 이어졌지만, 실제로 등록금을 내리는 데 성공한 총학은 드물었거든요. 당시는 '등록금 심의위원회' 제도가 막 도입되고 있던 시기였어요. 그래서 학교에 등록금 심의위 도입을 건의했고, 총학생회장으로서 위원회에 참여하게 됐어요. 심의위원 9명 중 5명이 등록금 인하에 동의하면 표결에서 이기는 거잖아요? 그래서 생각이 다른 분들을 설득하기 시작했어요. 결국 설득에 성공해 등록금을 5% 인하해 학생 전원에게 20만 원씩 등록금을 돌려줄 수 있었어요.
물론, 대학 시절 겪은 작은 승리의 경험에 불과해요. 하지만 저에게는 정치를 통해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걸 깨달은 순간이었던 거 같아요. 그렇게 작은 경험들을 쌓아가며 자연스럽게 정치를 하게 됐어요. 지난 2012년 진보정의당 창당발기인으로 참여했고, 2014년에 처음으로 선거에 나서게 됐어요."
- 이번에 네 번째 선거를 치르게 되셨습니다.
"낙선을 누적하다 보면 시민분들이나 지지자분들께 약속했던 일들을 제대로 지켜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부담도 쌓여가는데요. 이번만큼은 반드시 당선되어서 그동안 약속드렸던 일들을 잘 수행해 나가고 싶은 마음이에요. 광주 정치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무거운 마음을 안고 선거에 임하고 있어요.
최근 정의당 광주시당이 조금 어려운 상황에 처했어요. 국민의힘이 광주에서 연일 역대 최고 지지율을 경신하고 있어요. 24년 만에 시의원 배출도 따놓은 당상이라고 호언하더라고요. 광주시민들 마음속에서 정의당이 제대로 된 대안으로 자리 잡지 못한 건 전적으로 정의당과 저의 책임이에요. 그동안 진보정치가 광주에서 많은 지지와 애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독점 정치에 대항할 힘을 쌓지 못했어요. 집권여당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일 지지율이 오르는 국민의힘을 보면서, 역설적으로 진보정당에게는 시민들의 기대감이 밀려오지 않고 있다는 뼈아픈 성찰을 하고 있어요.
그럼에도 여전히 진보정치가 대변해야 할 수많은 약자들의 목소리가 있기 때문에 제대로 성찰하고 반성하고 일어서야 한다는 책임감을 안고 있어요."
- 이번에 광주시의회에 들어가신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신가요?
"광주시의회에서 단 한 석으로 예상되는 야당의원의 역할은 광주시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예요. 현재 광주에서는 광주시장과 광주시를 견제해야 할 시의원들이 하나의 정당 안에서 배출되고 있어요. 이 때문에 한 사람뿐인 야당의원은 민주당의 담합의 정치를 제대로 감시하고 밝혀내야 돼요. 제가 이번에 광주시의회에 들어간다면 예산 편성이나 집행 과정에서, 또는 다양한 협의와 의사결정 과정에서 시민들에게 공개되지 않고 은밀히 진행되는 일들을 드러내고 공개하는 역할을 할 생각이에요.
저는 그동안 광주시의회가 대변하지 않았던 목소리들을 끊임없이 의회로 호출해 낼 생각이에요. 활동가들이 50일 넘게 단식하며 목소리 높였던 차별금지법 법제화 문제가 해결되지 못할 경우 광주시의회에서 조례를 제정하는 등, 고통받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일을 하고 싶어요. 플랫폼 노동이나 사각지대 노동 문제 해결을 위해 힘쓰고, 노사민정 사회적 대타협 정신을 통해 광주형일자리 문제를 잘 풀어가고 싶어요.
광주시는 현재 2045 탄소중립을 선언한 상황이에요. 구체적인 내용을 점검하고,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탄소중립 정책들을 펼쳐나가고 싶어요. 20년 동안 미뤄진 양동시장역 휠체어 리프트를 없앨 수 있는 정치를 보여주고 싶어요. 민주당의 의회 독점 속에서 지체된 의제들을 가장 먼저 찾아서 정치에 대한 신뢰를 꼭 회복해 나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