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준 법무법인 대건 대표 변호사는 테라와 루나 폭락 사태에 대해 "명백한 사기이다”며 "테라의 발행·운영사인 테라폼랩스 측은 테라의 1달러 연동이 깨질 수 있다는 사실을 어디에서도 밝히지 않았고 투자자들이 테라 투자를 '달러 투자'로 착각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유성호
- 테라를 사기라고 볼 또다른 근거가 있다면?
"테라 생태계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루나 파우데이션 가드(LFG)' 재단이 이번 폭락 사태 이후 테라를 18억 개 정도밖에 갖고 있지 않았다는 점 또한 의심스럽다. 지난 16일 LFG 측은 보유하고 있는 가상화폐 종류와 개수 등 준비금을 공개했다. 테라는 약 18억4707만개였다. 또 LFG는 이번 폭락 사태 도중 LFG가 갖고 있던 비트코인 3조5000억원 이상을 테라의 가치 방어를 위해 썼다고도 설명했다.
그런데 폭락이 있던 날, 테라 가치는 1달러가 아니었다. 가격 방어를 위해 재단이 테라를 사들였다면, 훨씬 더 많은 숫자의 테라를 사들였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3조5000억원이면 최소 테라가 27억 개는 있어야 한다. 재단은 왜 숫자가 다른지 소명해야 할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투자를 받을 당시 고수익을 홍보하며 '폰지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 테라폼랩스를 고소·고발할 때 어떤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유사수신행위규제에 관한 법률(유사수신행위법) 위반을 적용할 수 있을 듯하다. 진짜 돈이 아닌 가상화폐를 받아도 유사수신행위에 해당하느냐에 쟁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과거 이더리움 취득을 '금전 거래'로 봤던 판례가 있어 무리는 없다. 또 자본시장법은 검토했지만 가상화폐를 규제 대상으로 포함하고 있지 않아 현실적으로 어렵겠다."
- 이번 사태 이후 많은 피해자들로부터 연락을 받고 있다고 들었다.
"맞다. 한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연락이 온다. 권도형 대표가 한국인인 만큼 한국에서 고소를 해야 한다고 봤던 모양이다. 피해자 대부분은 '달러에 투자하고 있다'고 생각해 안전하다고 보고 전 재산을 투자했다. 그렇다 보니 투자자들의 손실 금액이 보통의 코인 폭락보다 월등히 높다. 적게는 몇 천 만원, 많게는 억 단위를 손해본 이들도 있다. 아파트 담보 대출을 받거나 적금을 깨 투자를 감행한 이들이 대부분이고 마이너스 통장까지 발급받아 투자한 이들도 적지 않다. 정말 힘들어하는 피해자들도 많다."
- 테라폼랩스는 새로운 테라 생태계인 '테라2.0 체인'을 한국 시간으로 27일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시장의 반응은 회의적인데.
"이미 모든 신뢰를 잃었다. 물론 어느 정도 투자자들의 흥미를 끌 순 있을 것이다. 하지만 또다시 많은 피해자를 양산할 게 불 보듯 뻔하다."
- 앞서 이야기한대로 시중엔 루나·테라 이외 다른 스테이블 코인도 나와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가 무너진 듯하다. 투자자들은 스테이블 코인에 투자해도 될까?
"담보 예치금이 확인된 코인에는 투자해도 되지만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 투자는 권하고 싶지 않다. 거치 이자가 상식적인 수준에서 벗어난 경우는 더 그렇다. 은행처럼 운영비가 따로 들지 않는 만큼 디파이(Defi, 탈중앙화된 금융 시스템)의 예치 이자는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4% 만큼 높을 순 없다."
- 이번 사태의 재발을 위해선 어떤 내용의 법이 필요하다고 보나?
"더 빨리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선 유사수신행위법 개정이 필요하다. 해당 법에 따르면, 인·허가를 받지 않거나 등록·신고를 하지 않고 불특정 다수에게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유사수신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자금'에 가상화폐가 포함돼야 한다. 자본시장법의 적용 범위 또한 넓어져야 한다."
- 마지막으로 투자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가상화폐 투자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감당할 수 있는 금액 내에서만 투자해야 한다. 주식도 마찬가지겠지만 이렇다 할 규제도 보호도 없는 현재 가상자산 시장에선 '세력'들에 의해 개인 투자자들이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9번 돈을 벌어도 1번 실수하면 모든 자금을 잃을 수 있는 만큼, '나는 (피해자가) 안될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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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2.0 발행? 또다시 피해자 양산 불보듯 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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