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측에서 한국프레스센터에 내건 초대형 현수막.
박정훈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초대형 현수막이 다시 내걸렸다. 한국 언론의 요람이자 한국기자협회 등 주요 언론 단체가 입주한 프레스센터 건물이 특정 정치인을 홍보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서울시청 옆 프레스센터 건물 11층에 선거사무소를 얻은 오세훈 후보 측은 지난 14일 개소식을 열었다. 이때 초대형 현수막을 내걸었으나 바람에 손상되면서 한 층만 덮는 작은 현수막으로 교체했다.
하지만 24일 오 후보 측은 다시 초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바람에 손상되기 전 현수막과 같은 크기로 서울신문이 소유·운영하는 1~11층 가운데 4~11층을 가리는 수준이다.
지난 18일 <오마이뉴스>는 프레스센터 12~20층을 소유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와 12~20층을 운영하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모두 프레스센터의 공공성과 상징성을 고려해 반대했음에도, 서울신문이 오 후보의 현수막 게재를 허가했다고 보도했다. (관련 기사 :
'프레스센터 오세훈 현수막' 논란...'언론 상징' 건물에 왜?)
이날 민주언론시민연합도 성명을 내고 "한국 언론을 상징하는 공간이자 언론계 공동 자산으로 불리는 프레스센터가 특정 정치인 홍보 수단으로 전락하다니 참으로 개탄스럽다"라며 "특히 서울신문이 오세훈 후보에게 선거사무실을 내준 것도 모자라 프레스센터 공동 소유주 코바코와 운영 주체인 언론재단의 반대에도 선거 현수막 설치를 허용한 사실은 시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공적 자금으로 지어진 프레스센터는 현재도 공적 재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서울신문이 프레스센터 소유권 절반을 갖게 된 것도 과거 공적 소유구조에서 비롯되었다. 서울신문 스스로 이룬 자산이 아니다"라며 "서울신문이 이제 와서 언론윤리조차 팽개친 채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 발상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오 후보 측에서는 언론 보도와 시민단체의 비판 성명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현수막을 다시 초대형 사이즈로 교체했고 서울신문은 이를 허용해준 것이다.
서울신문 "현수막 사이즈 규정 없어... 막을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