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로스트월드 기린
이가은
부모에게는 고생스러운 하루였겠지만
지친 와중에서도 아이들의 입은 멈출 줄을 모른다.
"OO이 제일 재미있었어요."
"그건 너무 무서웠어요."
조잘조잘 떠드는 입이 귀엽다.
어릴 적 놀이공원은 말 그대로 환상의 모험과 신비로 가득한 공간이었다. 그때의 나도 피곤한 부모님을 졸라 놀이공원에 갔었다. 나의 부모님도 그리 달갑지 않았겠지만 못 이기는 척 함께 가 주셨었다.
엄청나게 비가 많이 오는 날 우비를 쓰고 함께 동물원을 구경하던 기억은 참으로 특별하게 오래 기억에 남았다. 아빠랑 같이 롤러코스터도 타고, 친척들과 지금 아이와 함께 온 놀이공원에도 왔었다.
지금의 놀이공원은 이름만 바뀌었을 뿐 어릴 적 그곳과 같은 곳인데도 전혀 다른 느낌이다. 환상과 모험은커녕 꽤나 많은 돈을 쓰면서 사서 고생하러 가는 곳이 되어 버렸다.
나에게는 고생스러운 하루였지만 아이에게만큼은 오늘 하루만은 행복하고 즐거웠기를, 그리고 어릴 적 잊지 못할 추억이 되기를 바라는 것을 보니 이제는 부모의 마음이 먼저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평소에는 절대 하지 않았을 오랜 기다림의 순간과 긴 기다림 후에 찾아온 찰나의 즐거움이 아이의 기억 속에 오래 남기를, 인생의 힘든 순간에 좋은 추억으로 기억되기를, 그리고 나중에 간간히 추억하며 함께 이야기 나눌 그 순간이 언젠가 오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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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사진 보고 혀를 찼는데... 가고야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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