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자 모양의 흰띠를 친 꼬마호랑거미곤충을 유혹함과 동시에 새들의 충돌을 피하려는 목적.
이상헌
두 번째는 새들이 거미줄을 알아차릴 수 있게 하여 충돌을 피하기 위함이다. 사고가 나면 자신도 위험할 뿐 아니라 끊어진 거미줄을 다시 쳐야 하므로 자원이 소모된다. 밤중에 활약하는 거미는 흰띠를 치지 않으며 오히려 새벽이 밝아오면 거미줄을 먹어서 다음날을 준비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무당거미는 알록달록한 체색으로 이를 대신한다. 울긋불긋한 몸매는 꽃을 닮았으며 동시에 잠재적인 공격자에게 경고를 하고 있다. 자신을 먹으면 독이 있거나 맛이 없을거라는 신호다. 무섭게 생겼지만 사람을 물지는 않으며 손에 올리면 죽은 척 한다.
거미는 위턱에 독이빨(엄니)이 나있는데 뭉툭한 주사바늘과 같다. 엄니에 나 있는 작은 구멍을 통해 독액을 주입하면 사냥감의 장기는 흐물흐물 녹아내리고 이를 빨아먹는다. 거미의 개체수를 조절하는 곤충은 기생파리와 맵시벌 등이 있다.
특히나 사마귀붙이류는 무당거미의 알에 기생하는 곤충이다. 가을이면 나무 껍질이나 전봇대, 가로등 같은 곳에 솜에 쌓인 듯한 알집을 만들어 약 500개의 알을 낳고 어미는 죽는다. 이 때를 틈타 몰래 알집에 침투하여 겨울을 나며 무당거미 알을 하나도 남김없이 포식하고 성충로 자라난다.
거미줄 방석을 만들며 고물상을 차린다
사마귀게거미는 울퉁불퉁한 외관에 바닷게처럼 보이는 다리를 가져서 붙여진 이름이다. 새똥처럼 보이게 위장을 하여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지킨다. 여러 나무의 잎사귀 위에 앉아서 거미줄을 내어 방석을 만들고, 그 위에서 각종 곤충을 사냥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수컷이 워낙 작아서 울룩불룩한 암놈의 등판 위에 앉아 있으면 잘 구별이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