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그래서 난 웬만한 음식은 직접 만들어 먹고, 불필요한 물건은 사지 않았다. 꼭 사야 할 물건이 생기면 비슷한 것이 혹시 집에 있지는 않은지 꼼꼼히 살피고, 옷도 새로 사기 보다는 옷장에 있는 옷들을 잘 활용하는, 그런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바뀐 삶 안에서도 '고물가 시대'는 피할 수가 없다. 가장 고통스러운 건 기름값과 달걀값. 그밖의 채소가 500원에서 1000원, 많게는 2000원 정도 차이가 나서 계산할 때 금액을 보며 물가가 올랐다는 것을 절감한다. 그나마 싸고, 양도 푸짐하고 싱싱한 것은 제철 식재료라 여름 채소를 이용한 반찬을 자주 만들어 고물가의 고비를 넘어가고 있다.
그런데 어제(18일)는 채소마저 비싸고 다양하지도 않아 몇 가지 사지도 못한 채 돌아왔다. 하는 수 없이 사놓고 두고두고 먹는 식재료를 생각해봤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양파. 여름이라 비가 와도 불 앞에서 음식을 하다 보면 땀이 흐르기 마련이니 불을 덜 쓰면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요령을 부린다.
낙점을 받은 것은 양파볶음. 양파를 썰어 어느 정도 익힌 다음, 양념장(간장, 간 마늘, 고춧가루, 꿀이나 올리고당 약간, 참기름, 깨소금)을 넣고 볶으면 끝이다. 구하기 쉬운 재료에 만들기도 어렵지 않은데 먹어보면 "앗? 생각보다 맛있네" 하게 되는, 요즘 말로 '가성비, 가심비 둘 다 굿!'이다.
엄마가 좋아해서 자주 끓여 먹는 해물 미역국을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차게 해서 밥 말아 양파볶음이랑 먹으면 순식간에 밥 한 그릇 뚝딱 비우게 된다. 간간해서 입에 착 붙는 맛이니 날씨는 덥고 물가는 비싼 이 여름에 추천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