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보다 디카시 개인전시회양윤미 시인
양윤미
운 좋게도,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곧 출간될 시집 <오늘이라는 계절>의 출간 일정에 맞추어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전시 기간을 2주로 잡았다. 준비할 시간이 그렇게 여유롭지는 않은 때였다. 아크릴 액자로 만들어둔 디카시 작품들을 꼼꼼히 훑어보고 소주제에 맞춰 작품을 선별했다. 전시명을 '마주보다'로 정한 것은, 많은 분들이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예술을 마주보면 좋겠다는 기획의도를 담은 표현이었다.
그렇게 2주간 디카시 개인전이 시작되었다. 3가지의 세부 주제 "꿈을 품다, 나를 품다, 너를 품다"로 나누어진 작품들의 해설을 돕기 위해 작가노트를 비치해 두었다. '감성갱도2020'이라는 갤러리가 외진 곳에 있어서 많은 분들이 와보진 못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예상 밖의 많은 분들이 관람하러 와주셨다. 큐레이터님께 들은 바에 의하면, 지나다니는 주민들도 종종 들어와서 읽어보고 가신다고 했다. 산뜻한 포스터와 활짝 열려있는 문이 눈길을 끌었던 걸까.
시간은 쏜살같이 날아가 2주가 흘렀고, 나는 전시장 철거를 위해 B동 103호로 들어갔다. 지난 2주간 방문해주신 관람객들의 방명록을 넘겨보았다. 진심 어린 응원의 메세지와 감상평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꼼꼼히 정독했다. 그러다 어느 관람 소감 하나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나왔다.
"나도 한때는, 누군가에게 날아온 나비였음을, 알게 해주셔서 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