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원전 2호기를 둘러싸고 부산·울산·경주·경남 등 영남권 환경단체들이 19일 부산 시청광장에서 '수명연장 반대, 폐쇄 촉구'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보성
고리원자력발전소 2호기의 계속운전 시도를 놓고 영남권 환경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뒤집기에 나선 윤석열 정부는 고리2호기를 시작으로 노후원전의 가동 연장을 추진한다.
"고리2호기만 문제가 아니다. 10여 기의 원전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19일 부산시청 광장으로 모인 원전 밀집 지역의 환경 활동가들은 새 정부의 원전 정책에 대한 우려부터 표시했다. 고리2호기폐쇄촉구부산행동·밀양765㎸송전탑반대대책위·월성원전인접지역이주대책위·탈핵부산연대·탈핵경남행동·탈핵경주행동·탈핵울산행동 등은 이날 부산에서 연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수명 다한 핵발전소의 즉각 폐쇄"를 촉구했다.
윤석열 정부 친원전 정책 놓고 커지는 반발
영남권 단체들이 부산에 집결한 것은 1983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고리2호기 때문이다. 내년 설계수명이 끝나는데, 원전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은 4월 원자력안전위원회에 '계속운전 안전성 평가 보고서'를 제출했다.
대선 시기 '원전발전최강국'을 내걸었던 윤석열 대통령도 고리2호기 등의 중단없는 가동을 위한 일정표를 제시하고 있다. 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뿐만이 아닌 원전 활용을 통해 2018년 대비 40%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시민동의', '안전성 진단'을 전제로 하긴 했지만,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역시 지난 13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세계의 원전들 역시 한번에 끝나는 경우는 없다. 대개 80년, 100년을 쓴다"라며 원전 가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관련기사 :
[인터뷰] 박형준 "고리2호기 노후화? 세계 원전도 80년·100년 쓴다" http://omn.kr/1ywx8)
이는 일부 원전의 수명을 60년에서 80년으로 연장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사례를 가져온 것이다. <조선일보> 등 일부 언론은 최근 해외 사례를 거론하며 "100년 이상 원전가동", "100년 안전"을 언급한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원전 지역의 단체들은 "수명연장 절대 불가"를 한목소리로 외쳤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민은주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기계가 오래되면 고장이 잦을 수밖에 없다"라며 "지난 태풍으로 인한 원전 사고에서 보듯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의 위험성도 커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는 "주민 의견수렴도 없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가서는 안 된다"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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