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5.18 전야제가 광주 금남로에서 열리고 있다.
김민결
"이명박 대통령은 쥐, 박근혜 대통령은 닭, 윤석열 대통령은 멧돼지... 이제는 지겹습니다."
17일, 제42주년 5.18 민주화운동 전야제가 광주광역시 금남로 일대에서 열렸다. 지난해만 해도 코로나19로 참석 인원이 99명으로 제한되었는데, 올해 5.18 전야제는 난장이 펼쳐지는 등 3년 만에 대규모 행사로 거행됐다.
5.18 전야제는 1988년 5월 17일 광주 구동 실내체육관에서 처음으로 개최됐다. 이때 첫선을 보인 판소리, 진혼굿, 노래극, 연극 등이 자연스레 전통이 되어 매년 5.18 전야제 무대에 오르게 됐다(<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행사의 문제점과 발전방안에 관한 연구>, 38쪽 인용).
이번 5.18 전야제는 총 3부로 기획됐다. 올해 5.18 행사 슬로건인 '오월, 진실의 힘으로! 시대의 빛으로!'에 맞춰 각종 공연이 진행됐다. 그런데 1부 '다시, 오월' 공연을 앞두고 A 사회자가 한 발언이 논란이 됐다.
이날 A 사회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근태 문제를 언급하며 "날마다 지각하는 공무원이 있단디 누군지 아쇼? 뭐시, 사람이 아니요? 서울 도심에서 활보하는 멧돼지가 있다고요?"라고 발언했다. 윤 대통령을 멧돼지에 빗댄 것이다.
이에 대해 5.18 전야제에 참석한 시민 김민결씨는 "5.18 전야제에서 정치인에 대한 비판은 얼마든지 허용되어야 하지만, 외모에 대한 평가와 종차별을 바탕으로 한 저열한 언어 표현이 사석도 아니고, 시민 수천 명이 모인 자리에서 버젓이 발화되었다"며 "해당 표현 직후 '오월정신 계승하여 평등세상 이룩하자'는 구호가 나왔는데, 대단히 공허하게 들렸다"고 지적했다.
민결씨는 또 "제42주년 5.18 민주화운동 전야제 무대에는 수어 통역은커녕 자막 한 줄 제공되지 않았다. 사회자는 윤석열 대통령을 욕하고 이재명 전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칭찬하는 발언을 했다"며 "그날을 기억하며 시민들이 거리에 모이고, 세상을 바꿀 목소리들을 듣는 곳이 5.18 전야제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에 실망감이 크다. 이런 다양성 없는 전야제는 올해까지만 보고 싶다"고 밝혔다.
2부 행사는 '오월 어머니'들의 노래와 함께 시작됐다. 5.18 당시 자식을 잃은 오월 어머니 15명이 '5.18어매'를 합창했다. 그런데 해당 공연을 앞두고 사회자들이 또 논란이 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B 사회자가 이날 행사에 참여한 무소속 민형배 의원을 언급하며 "검찰 정상화, 광주의 민형배 의원께서 몸을 던져서 초석을 놓았다"고 추켜 세웠다. 이에 A 사회자는 "(민형배 의원은) 진짜 광주정신으로 살고 계신 국회의원"이라고 화답한 후 참석자들에게 박수를 유도했다.
"다양성 존중 없는 전야제, 내년엔 달라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