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2월 들불야학이 발행한 들불야학 문집 3호
들불열사기념사업회
"민주 국군 장병 여러분! 학생들의 민주 대열에 동참할 것을 촉구합니다. 학생들의 평화적 횃불행진을 보호해 줄 것을 촉구합니다. 군 내부의 반민주적 음모를 모두 다 분쇄할 것을 촉구합니다."
42년간 먼지 속에 묻혀 있던 5.18 들불야학 기록물들이 빛을 보게 됐다. 12일, 들불열사기념사업회는 5.18민주화운동 42주기를 맞아 그동안 발굴, 수집한 673여 점의 들불야학 및 민주화운동 관련 자료를 5.18민주화운동기록관과 함께 보존하고 활용 방안을 수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업회는 그중 일부를 시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기록물 전시회를 진행한다.
들불열사기념사업회는 1970년대 광주지역에서 노동야학 '들불야학'을 운영했던 활동가들을 추모하고 기념하는 사업회다. 당시 들불야학에 참여했던 박기순, 윤상원, 박용준, 박관현, 신영일, 박효선, 김영철 열사는 1980년 5.18민주화운동을 전후로 차례로 세상을 떠났다. 이들은 현재 들불7열사로 불리고 있다. 들불야학 박기순, 윤상원 열사를 기리는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은 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노래가 됐다.
이번에 들불열사기념사업회 측이 공개하고 보존하는 자료들은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들불야학 문집 1, 2, 3호를 비롯해 박기순 열사 영결식과 관련된 윤상원 열사의 메모, 형님의 죽음을 맞이한 윤상원 열사 동생 윤태원씨의 일기, 윤상원·박관현 열사의 일기 일부(노트), 들불 야학 회의 기록 등 수십여 점과 1980년 초반 전남대 학원자율화투쟁 과정에서 발행된 각 단위 자료(전남대어용교수퇴진 결의문 등) 및 유인물, 민족민주화성회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과 관련된 기록, 메모(국군장병에게 보내는 메시지 등), 신영일 열사의 친필 엽서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