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사동 상상나루래 층별용도 및 운영단체 (2020)
주현우
서울시 강동구 암사1동에 위치한 주민이용시설 '암사도시재생 상상나루來(이하 상상나루래)'를 둘러싼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상상나루래를 누가 운영할지를 두고 기존 시설을 위탁 운영하던 '암사 도시재생 사회적협동조합(이하 조합)'과 강동구청(이하 구청)의 마찰이 계속되고 있다.
잡음이 시작된 건 지난 1월, 암사1동 주민자치회 정기회의에서 상상나루래가 지역주민들을 위해 운영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면서였다. 주민자치회 위원들은 조합과의 위탁 협약을 종료하고 구청이 상상나루래를 직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청은 지난 3월 조합에 협약 종료를 통보했다.
조합은 반발했다. 조합은 주민자치회 위원들의 입장이 암사1동 주민들 전체의 입장을 대변하지 못하며, 이들의 비판도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구청은 불특정 다수로부터 지속적으로 받아온 민원이라고 해명했다. 5월 10일 예정인 협약 종료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들 간 대립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상상나루래를 둘러싼 갈등은 '서울형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시설을 준공한 직후인 2019년 상반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구청은 직접 상상나루래를 운영하는 대신 지역주민들에게 시설을 맡기기로 했다.
구청은 층별 공간을 관리·운영할 시범 운영자를 공모해 지역주민들로 구성된 단체의 입주를 받았다. 지하 1층 문화공간, 1층 카페, 2층 육아공간, 3층 일자리교실, 4층 공동부엌의 운영권이 이들에게 주어졌다. 공간은 지역주민을 위한 대관 사업, 교육 프로그램 등에 활용돼야 했으며, 운영비와 인건비는 수익으로 충당해야 했다.
문제는 공간 운영에 대한 구청의 관리·감독이 부실했다는 점이다. 당시 2층을 운영했던 단체의 관계자는 "예산 공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주민들을 위해 사용해야 할) 공간을 자신의 사무실로 사용하는 등 문제가 많았다"고 전했다. 암사동 도시재생사업은 상상나루래 시범 운영 1년 만인 2019년 12월 종료됐다.
도시재생 후속사업인 '서울도시재생기업(CRC)' 사업에 응모하기 위해 층별 운영자들은 2020년 5월 현 조합을 설립, 이듬해 대상자로 선정됐다. 관련 지침에 따라 조합은 단일 법인으로서 상상나루래 전체에 대한 협약우선권을 얻게 됐다. 조합은 층별로 협약 기간이 남아있는 운영자들로부터 위임장은 받은 뒤, 구청과 상상나루래 위탁 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조합 내부에서 파열음이 들리기 시작한다. 먼저 도마 위에 오른 건 공간의 인계 문제였다. 공간에 대한 권한이 조합에 모두 흡수됐음에도 일부 운영자들은 이른바 '알박기'를 하거나 기존 관행대로 공간을 사용하려 했다.
조합 내부 갈등, 어떻게 주민자치회로 번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