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가 낳은 알 (왼쪽), 알을 품는 비둘기 (오른쪽) 비둘기는 2개의 알을 낳고 약 2주동안 알을 품는다.
김상대
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이나 햇볕이 뜨겁게 내리쬐는 날에도 눈만 깜박이며 알을 품는다. 이틀 동안은 비가 많이 내렸다. 비를 맞으면서도 비둘기 부부의 알 품기는 계속된다.
8시간 이상을 꼼짝하지 않고 알을 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 진득함에 저절로 존경심이 피어난다. 야생 비둘기의 평균 수명은 약 2년 정도라는데… 2주 동안 꼼짝 않고 둥지에 앉아 있는 동안은 비둘기에게는 얼마나 긴 시간일까?
약 2주가 지난 후 암컷의 움직임이 달라졌다. 가끔 둥지 아래를 내려다보며 뭄을 뒤척이기 시작했다. 새끼가 태어난 것이었다. 그리고 어미의 모유 수유(?)가 시작되었다.
비둘기는 먹이를 먹은 후 반쯤 소화시킨 액체를 다시 토해내서 입 안쪽의 작은 주머니에 보관했다가 새끼에게 먹인다고 한다. 피죤 밀크라고 부르는 비둘기 젖은 신기하게도 암컷과 수컷 모두에게서 나온다. 진정한 부부 양육인 것이다.
새끼 새는 작은 부리를 어미의 부리 속에 집어넣고 어미가 토해 내는 피죤 밀크를 먹으며 성장하게 된다. 비둘기 부모가 새끼에게 젖을 먹이는 장면은 그 자체로도 가슴이 뭉클하는 감동적인 장면이다.
까마귀 공격에 새끼 하나를 잃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