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은주씨가 생전에 작성한 아프다는 글씨. 폐이식 수술이후 마취에서 회복하고 처음 쓴 글자였다고 한다. (유가족 제공)
강홍구
안은주씨가 삶의 마지막 순간을 준비하는 와중에도, 박동석 대표이사(옥시RB 한국지사)는 회사 입장을 변명하기에 급했다. 기업들 사이의 분담율과 더 이상 피해자가 기업측에 배상을 요구하지 않는 종국성에 대한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일 윤석열 새 정부 환경부 장관 인사청문회장에 증인으로 출석한 그의 답변태도에 국회의원들의 비판과 호통이 이어졌다. 여야가 따로 없었다. 보수적 성향의 임이자 의원이 환경노동위원회 차원의 청문회를 제안할 정도였다.
강은미 의원 : 피해자들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하셨는데요. 현재 옥시제품 피해자랑 배보상 완료된 게 몇 명입니까?
박동석 대표 : 폐질환 1,2단계 피해자들에 대해 418분에 대해 배상을 완료했습니다.
강은미 의원 : 아직 배상을 못 한 분은요?
박동석 대표 : 1,2단계 피해자 중에서...
강은미 의원 : 1,2단계 말고 다른 피해자는? 피해자로 인정 안 하시는 겁니까?
박동석 대표 : 다른 분들에 대해선 과학적 근거가 미약한 측면도 있고, 그분들에 대한 자료는 저희가 갖고 있지 않습니다.
강은미 의원 : 과학적 근거가 미약하니 피해자로 인정 안 하시는 겁니까?
박동석 대표 : 그분들에 대해 조정을 통한 해결을 추구해서 저희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강은미 의원 : 그래서 피해자로 인정을 하시는 겁니까? 안 하시는 겁니까?
박동석 대표 : 피해자라고 인정하지 않는다는 말씀을 드린 적은 없습니다.
안호영 의원 : 가습기살균제 참사 관련 조정안이 마련되었는데 옥시와 애경이 거부해 무산위기에 처했습니다. 옥시가 불수용하는 이유가 분담금비율이 합리적이지 않다는겁니까?
박동석 대표 : 세 가지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안호영 의원 : 비합리적인 부분에 대한 대안은요?
박동석 대표 : 합리적 조정기준에 대해 말씀하시는 거지요? 과학적근거를 참조해서 조정 취지에 맞게 조정 당사자들의 양보를 필요로 한다고 생각합니다.
임이자 의원 : 여러분 기업으로 인해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을 앗아아고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는 국민들이 많습니다. 조정안이 받아들여져 분쟁해결이 될 거라 기대했지만 기대가 산산히 부서졌습니다. 합리적 조정기준과 공정한 분담비율, 종국성을 담보해 달라는 건 안 하겠다는 말 아닙니까? 본 의원이 들었을 때는 연장을 한다해도 사실상 안 하겠다는 얘기같은데요?
박동석 대표 : 저는 그렇게 이해하지 않습니다.
임이자 의원 : 그럼 (조정위에) 들어가서 다시 하시겠습니까?
박동석 대표 : 조금 전에 답변드린 걸로 갈음하겠습니다.
임이자 의원 : 아니 뭔 답변을 갈음해요. 본 의원이 묻고있잖아요
박동석 대표 : 존경하는 임 의원님 제가 답변드린 내용은 세 가지 요건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이뤄질 수 있다고 하면 조정위 연장에 반대하지 않겠습니다.
임이자 의원 : 그거 때문에 지금 깨진 건데 고집한다는 건 안 하겠단 얘기죠? 바꿔서 얘기하면? 일말의 양심도 없습니까? 채동석 대표이사님도 마찬가진가요?
채동석 애경산업 대표 : 여러 차례에 걸쳐 제안도 드렸고 얘기도했지만 법적인 사항도 얘기했는데요. 아시다시피 굉장히 복잡한 문제고, 2017년에 특별이 생긴이후 과학적 변화도 있었습니다. 제가 바로 말씀드릴 수 없는 건 전문지식이 부족하고, 재판이 진행중이라 이해관계 때문에 좀더 지켜봐주십시오. 개선 의지가 있고, 조금만 귀담아 들어주신다면 조정위에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임이자 의원 : 두 대표이사님들께 경고합니다. 더 이상 입법권자를 독하게 만들지 마세요. 그러면 저희가 법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잖습니니까.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성실히 임하셔야 합니다. 이 조정안이 그렇게 무리한 내용은 아니라고 봅니다. 여러분 자식, 지인들이 생명을 잃었다고 해도 그렇게 대응하겠어요? 기업의 이기심으로 국민의 생명을 앗아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