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진보4당(노동·녹색·정의·진보당)의 부산시장 단일후보로 나선 김영진 정의당 부산시당 위원장이 29일 양정동 선거사무소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김보성
"같이 살자 부산"
부산시당사 강당 백드롭 문구다. 노란 바탕에 적힌 이 글귀에는 정의당이 이번 부산시장 선거에서 바라는 목표가 압축돼 있다. 모두가 충분한 기본권을 보장받고, 일부의 특혜보다 공공의 이익을 우선하는 부산. 이른바 '동네방네 공공성, 구석구석 노동권'의 실현을 꿈꾸는 김영진 정의당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내건 슬로건이다.
양당에 맞선 부산 진보4당 단일후보
20대 대통령 선거가 끝나자마자 이어진 지방선거에서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인 곳은 거대 정당이 아닌 소수 정당이다. 대선 후보 사이에 합의는 결렬됐지만, 부산에서는 진보4당(노동·녹색·정의·진보당)의 선거연대가 꿈틀거렸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으로 쏠린 정치 구도를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자성이었다. "분열로 망한다"라던 '진보'가 오랜만에 힘을 합친 것이다.
29일 <오마이뉴스>와 만난 김 후보가 가장 많이 언급한 말은 이 '진보'에 대한 이야기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정의당만이 아닌 진보정당을 대표한 단일 후보로 출마했다. 서로 다른 색들이 하나로 뭉친 이유를 그는 정당 밖에서 찾았다. "노동자들과 시민들이 보면 별 차이가 없다. 어려운 형국에서 단일대오로 가야하지 않느냐는 그런 명령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민주노동당 시절만 해도 부산에서 진보정당이 당선자를 내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보수정당이 늘 승리했던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두 자릿수 득표율을 가져왔다. 그러나 다사다난한 분열의 역사를 거치며 지난 지선에서 받아든 성적표는 처참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촛불이 활활 타오른 뒤에도 부산은 그야말로 파란 물결이었다. 대부분의 수혜는 민주당이 가져갔고, 진보정당 당선은 0명을 기록했다.
그로부터 4년, 더 굳어진 양당제 상황. 부산 진보정당의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부산시장 선거나 기초단체장, 광역의회 전부 거대 양당이 주도하고 있다. 기초의회에는 진출할 길이 사실상 봉쇄됐다. 부산시의회는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쪼갰고, 일부에선 가·나·다 후보가 출전할 태세다.
김 후보는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는 선거구에만 매달리지 않겠다고 했다. 단일 후보를 내세운 만큼 몇 석이 되든 당선이 목표다. 여기에 지지 방침을 정한 노동자의 조직 민주노총은 든든한 지원세력이다. 그러면서 차별성과 실력도 부쩍 강조했다.
진보정당이 외쳤던 공약들은 어느새 선거마다 쉽게 보는 정책이 됐다. 사회변화의 주춧돌을 놓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으나 진보정당의 힘은 정작 미약해졌다. 그는 "집권 전략을 갖고 자생력 있는 정치를 하지 않으면 계속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진보적 가치로 성과를 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전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에서 진보 정치인으로, 바로 시장 선거에 출마한 자신의 역할도 여기에 있다.
김영진의 부산, 무엇이 달라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