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동성 제남시. 삼수당 안에 함께 나란히 모셔진 공자. 석가. 노자
김기동
삼수당에서 '수(修)'는 한국 한자에서는 '닦다, 익히다'라고 해석하지만, 중국어에서는 '고쳐서 완전하게 만든다'라고 해석한다. 그러니까 중국인은 삼수당이라는 공간을 찾아 각각 다른 능력을 갖춘 공자와 석가모니와 노자에게 이루고자 하는 바를 한꺼번에 말하는 것이다.
중국인은 각각의 종교가 서로 다른 사상을 가지고 있고, 또 그 다른 사상이 서로 모순된다고 할지라도,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필요한 부분을 가져다 사용하는 실용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
청나라 옹정황제는 "불교로는 마음을 다스릴 수 있고, 도교로는 몸을 다스릴 수 있으며, 유학으로는 세상을 다스릴 수 있다"라고 했다. 또 실제 그렇게 생활했다. 황제 신분으로, 먹는 문제 즉 경제생활은 풍족했기 때문에 돈을 벌게 해주는 관우는 필요하지 않았나 보다.
보통 중국인은 공인으로 생활할 때는 유학을, 개인으로 생활할 때는 도교를 사용해 살아간다. 중국인은 사회생활에서 공인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야 할 때는, 철저히 유학 사상에 따라 국가에 충성하고, 자신이 속한 사회 조직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다. 즉 유학 사상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의 마음으로 '나'보다는 '남'을 위해 살겠다고 목소리 높여 말한다.
하지만 개인 생활 공간으로 돌아오면, 사회생활 공간에서 자신이 언제 공자님 같은 말을 했느냐는 듯 그런 말을 깨끗하게 잊어버린다. 그리고 이번에는 개인 생활에 필요한 도교 사상에 따라 건강하게 오래 살고, 돈을 버는 데 힘쓴다.
그러니까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유학 공자 말씀처럼 살아야 한다고 말하고, 개인 생활을 하면서는 도교의 신선처럼 오래 살기 위해 좋은 음식을 먹고, 또 이런 좋은 음식을 언제든지 먹을 수 있는 돈을 버는 데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설령 낮에 사회생활을 하면서 말한 내용과 저녁에 개인 생활에서 한 행위가 서로 모순될지라도, 각각의 상황에서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대처 방안을 실용적으로 판단해 행동했기에 스스로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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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일하고 있다. 저서로는 <중국사람이야기>,<중국인의 탈무드 증광현문>이 있고, 논문으로 <중국 산동성 중부 도시 한국 관광객 유치 활성화 연구>가 있다. 중국인의 사고방식과 행위방식의 근저에 있는 그들의 인생관과 세계관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어, 중국인과 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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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쉽게 상상할 수 없는 개념, 중국의 '삼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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