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낭독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박정훈
[기자회견문]
전 직종 전담대체인력제도 마련 및 배치기준 개선하라!
모든 노동자가 안전한 학교 만들기! 교육부와 교육감은 책임을 다하라!
다가오는 4월 28일은 '세계 산재 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입니다. 노동자의 산재・사망 사고는 학교를 결코 비켜 가지 않습니다. 근골격계질환은 직종 관계 없이 누구에게나 나타나고 있고 직장 내 괴롭힘, 각종 민원으로 인한 사무직군과 감정노동자들의 우울증 호소, 손가락 절단, 학교 건물 외벽 작업 중 하청 노동자의 낙상 사망 사고, 그리고 최근에서야 밝혀진 급식실 폐암 산재 사건까지 학교는 한국 사회의 작은 축소판의 모습을 띠고 있습니다.
학교 급식실 휴게공간에서 상부장이 떨어져 조리종사원 4명이 다치고, 그 중 1명이 하반신 마비되는 사건이 있었던 당일에도 정상적으로 급식을 내보내야만 했던 현실은, 노동자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충격적인 일이었습니다. 위험이 감지되면 일손을 멈출 수 있다는 사실을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난 비참한 현실입니다.
최근 학교 급식 노동자들은 코로나 확진, 자가격리로 인한 인력의 공백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업무를 대체할 노동자가 없어 부족한 인력으로 그야말로 사람을 갈아 넣어 급식을 하고 있습니다. 시도교육청이 운영하는 대부분의 대체인력 인력풀 제도는 실효성이 없고, 급식 노동자들이 스스로 주변에서 사람을 구하느라 한바탕 대소동입니다. 교육청에서는 간편식 또는 대체식을 마련하도록 권고하고는 있으나, 이는 임시방편일 뿐입니다.
가장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결국 적정한 배치기준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공공기관 집단급식소의 경우 조리종사원 1인당 식수 인원이 평균 57명인데 비해, 학교 급식실의 경우에는 조리종사원 1인당 감당해야 할 식수 인원이 146명으로 타 기관의 2~3배에 달하고 있습니다. 턱없이 높은 배치기준 문제가 진작 해결되었다면,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학교의 모습은 지금과는 매우 달랐을 것입니다.
비단 학교 급식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학생들과 직접 맞닿아 일하는 돌봄전담사, 특수교육지도사 등의 교육공무직 노동자 그리고 학교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는 공무원과 교원, 각종 강사 노동자들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대체인력을 구하지 못해 돌봄 교실을 닫거나 도서관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고, 수업 진행이 어려운 등의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적정 배치기준 마련과 노동자의 안전, 휴식권 보장 더 나아가 안정적인 학교 운영의 문제는 결코 떨어질 수 없는 관계입니다. 교육의 질 역시 노동자들의 노동환경 문제를 넘어설 수 없습니다. 누구나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일할 권리, 그리고 아프면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권리는 학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도 보장되어야 합니다. 산재 사고가 발생하면 그제야 대응하는 것이 아닌, 산재 사고를 미리 예방할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합니다.
2022년 4월 27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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