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손석희 전 JTBC 앵커와 특별 대담을 하던 중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잠깐 생각을 하고 있다. 이날 대담 내용은 26일 JTBC에 방영됐다.
JTBC 유튜브 갈무리
그러자 손석희 전 앵커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공약했다가 철회한 '광화문 시대' 구상'을 지적하면서 그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제가 구상했던 것은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실을 광화문 정부종합청사로 옮기겠다는 것이었다. 행정안전부가 세종시로 이전하게 되면 그 공간을 들어갈 수 있는 것이고 본관, 영빈관, 의전공간, 헬기장, 지하 벙커 위기관리센터 부분들은 시민들에 개방하고 난 이후에도 청와대가 필요할 경우는 사용한다는 개념이었다. 지금 당선인 측이 통으로 아예 옮기겠다는 것과 다르다."
재차 손 전 앵커가 '광화문 이전 공약을 강행했었더라면 하는 후회가 없는지'를 물었는데, 문 대통령은 "저는 (이전을 하지 않은 것을) 아주 잘 결정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 공약은 박근혜 정부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 조차 대통령이 어딨는지 알지 못했다는 '구중궁궐' 청와대에서 벗어나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지금은 다 잊어버렸을 거 같은데, 코로나 유행 전에는 젊은이들과 식사하거나 호프(타임)을 갖는 등 활발하게 현장을 다녔고, 사진도 찍고 셀카도 찍고 시장상인과 식사도 하는 등 구중궁궐 청와대 이미지가 없어졌다"면서 "(야당이) 구중궁궐 과거에 자기들이 했던 시대의 행태를 그대로 프레임으로 덮어씌운 것"이라고 항변했다.
이같은 답변에 손석희 전 앵커는 윤석열 당선인이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는 명분으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관련 이슈에 대한 질문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저는) 과거 역대 어느 정부보다 제가 국민들을 많이 만났고, 현장 방문도 많이했다"면서 "마지막에 코로나 때문에 나라 전체가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그 상황을 놓고 '소통이 부족했다'든지 '구중궁궐 청와대가 재현됐다'든지 그렇게 이야기하는 건 그건 곤란하다"고 밝혔다.
또 '기자회견 횟수가 적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소통이 부족했지 않았냐는 물음에 문 대통령은 "나는 우리가 처한 환경에서는 최대한의 소통을 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제가 했던 일정을 실제로 놓고 봤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리고는 "소통에 대한 요구가 갈수록 높아지는 것이니까, 제가 과거 정부보다 더 했다고 해서 잘했다는 것이 아니다"며 "(국민의) 기대치가 높아지는 것이고 소통 부족한 것은 제가 못한 것이지, 청와대하고 무슨 상관이 있겠냐"고 반문했다. 계속된 손 전 앵커의 관련 질문에 일관되게 '소통'은 "의지의 문제이지 장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인사 문제? 상식 따라 처리하면 문제 없어... 다음 정부로 넘기라니까 문제 된 것"
문재인 대통령은 퇴임을 앞두고 윤석열 당선인 측과 신구 권력 갈등으로 비칠 정도로 논란을 빋은 '인사 문제' 관련해서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놨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은 대통령의 권한을 행사하고, 당선인은 당선인의 권한 행사하면 되는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임기가 없는 인사를 가급적 다음 정부로 넘기면 정치 도의상 좋을 것 같지만, 임기가 있는 인사는 안 할 수 없다"라고 했다.
이어서 "권력기관 인사 같으면 가급적 당선인 쪽의 의견 들어서 참고해서 서로 원만하게 해결하는 게 도의적으로 좋을 것 같다"면서도 "다음 정부로 넘기라니까 문제가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감사위원 인사와 관련해 "감사위원도 다 몫이 있다. 2명이 오랫동안 공석이 돼 왔는데, 그 중에 1명은 감사원 출신몫"이라며 "감사원 출신 가운데 한 분이 감사위원 되면 감사원의 인사 숨통도 틔우고 좋은 일이다. 그건 감사원에 맡기면 될 일"이라고 해법을 제시했다. 덧붙여 "상식에 따라 처리하면 별다른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제가 '제왕적 대통령'이었을까? 왜곡된 프레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