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테이를 다녀온 후 만든 아날로그 여행스타그램입니다.
진혜련
"서점 아저씨가 괴산의 '괴'자가 느티나무 괴라고 하셨잖아. 너 느티나무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
"아니요. 아빠는 느티나무 본 적 있어요?"
"응. 어렸을 때 할머니 댁에 가면 마을 입구에 아주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었거든. 여름에 느티나무 그늘로 들어가면 무척 시원했어."
우리는 이렇게 여행에서 보고, 듣고, 느꼈던 경험을 다시 떠올리며 이야기 나누고 그것들을 종이에 일기처럼 썼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쓰면서 우리는 그곳으로 한 번 더 여행을 떠났다. 우리가 만든 여행스타그램은 식탁에서 밥 먹을 때, 거실 책상 앞에 앉아 있을 때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 붙여놓았다. 우리는 그것을 수시로 보며 오랫동안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일상에서 여행을 즐기는 방법
우리집에 여행스타그램이 없었을 때는 여행 이야기를 이렇게 자주 하지 않았다. 재밌었던 여행도 시간이 좀 지나면 가물가물해진다. 그런데 여행스타그램을 하고 나서부터는 여행 추억이 쉽게 휘발되지 않고 한 장면 한 장면이 마음에 남게 되었다. 우리는 이제 여행을 다녀오면 자연스럽게 여행스타그램을 만든다. 어느덧 2년 넘게 해온 일이다.
핸드폰, SNS상에 있는 여행 추억을 우리집 한가운데로 가져와 보면 어떨까? 일상이 그리 고단하게 느껴지지만은 않을 것이다. 너무 바쁘고 힘든 하루를 보내고 온 날에도 식탁 앞에 붙여진 여행스타그램을 보고 있으면 '저 때 참 좋았지' 하며 미소 짓게 되니까.
<여행준비의 기술>에서 저자는 떠나지 않는 일상에서도 충분히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방법으로 '여행 준비'를 말한다. 가고 싶은 여행지를 찾아 구글 지도에 별 표시를 하고, 명소나 음식점 등의 이용 후기를 읽고 구체적인 일정을 짜보며 상상으로 먼저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나는 사람들에게 또 하나의 여행 방법이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아날로그 여행스타그램! 여행을 추억하는 것도 근사한 여행이 된다.
글쓰기 가족 여행 - 소박하고 평범한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행
김병기 외 지음,
오마이북, 2018
뻔한 하루는 가라, 일상을 풍요롭게 만드는 노력. 도전하는 40대의 모습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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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속 여행사진... 이렇게 하면 훨씬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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