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 양수발전소 예정지역 주민간담회
한상욱
14일, 봄바람 순례단은 홍천으로 길을 떠납니다. 홍천은 지금 양수발전소 및 송전탑 건설 반대 운동이 수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봄바람 순례단이 그동안 전국 곳곳을 돌면서 목격한 국책사업 추진방식은 비인간적이며 그 정형이 똑같았습니다.
국가는 힘이 없고 저항이 없는 곳을 찾아 국책사업을 추진합니다. 사람이 많은 도시보다 저항이 적은 시골에, 젊은 사람들이 있는 곳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이 있는 곳을 선호합니다. 고학력층이 많이 사는 곳보다 학력이 낮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을 찾아 나섭니다. 기득권층이 모여 사는 곳을 피해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희생을 요구합니다. 국가의 공기업은 자본주의가 작동하는 논리에 충실합니다.
국책사업의 추진방식은 어디서든 동일합니다. 처음에는 주민들의 동의가 없으면 추진하지 않겠다며 주민을 안심시킵니다. 그다음에 일부 주민을 돈으로 매수하여 분열을 일으키며 마을 공동체를 파괴합니다. 계속 저항하는 사람에게 협박하고 각개 격파하여 고립시킵니다.
마지막 단계에서 법과 공권력을 동원하여 힘으로 밀어붙입니다. 국가사업의 배후에는 대개 재벌이 운영하는 토건세력들이 숨어 최고의 이익을 가져갑니다. 강정에서, 부산 가덕도에서, 월성과 영광 핵발전소에서, 밀양에서, 소성리에서 예산 몽곡리에서, 삼척 덕산에서, 군산 하제마을에서, 오산과 대추리의 미군기지 앞에서 봄바람 순례단은 국책사업의 폐해를 똑똑히 목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