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에 파병될 해병대 전투부대 '청룡부대'에 부대기를 수여하는 박정희 대통령박정희 대통령은 이날 "공산침략을 물리치고 자유와 안전을 누리기 위해 우리는 자유월남을 지원하고 월남 국민의 용기를 돋고 끝끝내 승리를 쟁취해야 한다"고 훈시했다.
e영상역사관(대한뉴스)
국제전이었던 베트남 전쟁으로까지 화제를 넓혀본다면 이야기는 더욱 꼬이게 된다. 베트남 전쟁에 대한 한국 사회 내의 엇갈린 평가는, 아시아 태평양 전쟁을 마주하는 일본 사회의 혼란을 연상시킨다.
어떤 이들은 공산세력에 맞서 자유우방을 수호하기 위한 전쟁, 우리 경제 발전의 밑돌을 놓은 자랑스러운 역사로서 베트남 전쟁을 기억한다. 또 어떤 이들은 베트남 민중에 대한 폭력에 우리가 가담했던 부끄러운 전쟁, 우리 청년들의 피를 달러와 맞바꾼 슬픈 역사로써 베트남 전쟁을 기억한다. 참으로 극단적인 엇갈림이다. 그리고, 그 엇갈림보다 더욱 안타깝게 다가오는 것은 무관심이다.
베트남 전쟁을 둘러싼 민간사회에서의 평가에 갈피가 잡히지 않고 있는 현실이 무색하게, 군 내에서는 베트남 전쟁에 대한 평가가 여전히 흔들림 없어 보인다. 가령, 4월 15일 창설 73주년을 맞이한 해병대는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해병대의 지난 활약들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참전하여 신화를 남겼던' 역사로써 베트남 전쟁을 언급했다.
베트남 전쟁에서의 각종 전적들이 군 내부에서 정신전력교육 소재로 활용되고 있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다만, 가급적 논쟁에 휘말리는 것을 피하고자 하는 군 조직이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SNS 홍보에까지 기존의 정신전력교육식 논조를 반영한 것은 다소 의외로 느껴졌다. 베트남 전쟁에 대한 규정 문제가 사회적으로 논쟁의 소지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내부적으로 있었다는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