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현 신부가 이끄는 봄바람순례단이 지난 5일 충남 예산군 고덕면을 방문했다. 오른쪽 문정현 신부.
이재환
지난 5일 산업단지에 둘러싸여 피해를 입고 있는 시골 마을에 문정현 신부가 이끄는 '봄바람 순례단'이 도착했다.
이날 순례단이 찾은 곳은 충남 예산군 고덕면 몽곡리이다. 몽곡리 뿐 아니라 상장리, 지곡리 등 고덕면 주민들은 최근 예당2산업단지 추가 조성문제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 예당산업단지에서는 일급 발암물질인 벤젠이 기준치를 넘게 검출돼 주민들의 건강피해 우려가 높아졌다. 하지만 충남도는 최근 예당2산업단지 건설을 승인했다. 고덕면 주민들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준비 중이다.
최근 충남과 충북 등 충청권에서는 산업단지 건설로 인한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은 절대 농지를 해제하고, 그 자리에 산업단지를 건설하고 있다.
고덕면 주민들의 사연을 접한 봄바람 순례단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시골의 작은 마을을 찾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앞서 봄바람 순례단은 지난 3월 15일 제주를 출발해 가덕도 신공항, 울산, 대구, 경산, 광주, 전남, 군산 새만금 신공항 지역 등을 거쳐 이날 충남 예산을 방문했다. 순례단은 ▲지금 당장 기후정의 ▲차별 철폐 ▲비정규직 없는 세상 ▲전쟁연습 대신 평화연습 등의 슬로건을 걸고 전국을 돌고 있다.
이날 장정우 농본(하승수 대표변호사) 활동가도 참여했다. 농본은 지난해 4월부터 충남 홍성군 홍동면에 사무실을 열고 활동을 시작했다. 산업단지 건설과 산업폐기물 처리장 문제 등 농촌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분쟁 해결에 나서고 있다.
장정우 활동가는 "산업단지는 현재 전국에 1246개가 있다. 신규로 98개의 산업단지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며 "산업단지가 주로 몰려오는 곳은 충청권이다. 그 이유는 농지 가격이 싸기 때문이다. 절대 농지를 해제하고 산업단지를 건설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정우 활동가에 따르면 산업단지 건설은 최근 공공의 목적이 아닌 일종의 투기로까지 전락하고 있다.
장 활동가는 "분양률이 높지 않더라도 일단 산업단지로 지정되면 농지 가격이 일반 농지보다 적게는 2배 많게는 10배까지 상승한다"며 "분양이 되지 않더라도 산업단지 용도로 전환되면 다른 용도로 판매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자 입장에서는 손해 보지 않는 장사가 되는 것이다. 대기업과 펀드회사들이 산업단지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