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쟁이 애벌레.날개싹이 다 자라서 배를 덮어야 소금쟁이 성충이 된다.
이상헌
다리로 수면을 두들겨 파문을 일으키는 무척이나 로맨틱한 방법이지만, 사실은 공포 분위기를 조장하는 짝짓기 종용이다. 물고기 같은 천적이 우리를 발견하여 먹잇감이 될 수 있으니 얼른 교미를 하자는 것이다. 이것이 강제적인지 혹은 암놈이 마지못해 구애를 허락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관련 연구가 계속 진행 중이니 의미있는 결과가 나올 것이다.
소금쟁이는 수면에서 활동하는 환경미화 곤충이다. 물 속에 빠져 죽은 여러 동물에 몰려들어 주둥이를 꼽고 체액을 빨아먹는다. 주검을 빠르게 해체하여 수질 오염을 막는 데 일조하므로 생태계가 잘 돌아가게끔 하는 곤충이다. 소금쟁이는 가운뎃다리와 뒷다리가 매우 길어 몸 길이의 두 배를 넘는다. 짧은 앞다리는 먹이를 잡는 데 사용하고 가운뎃다리로 노를 젓고 뒷다리는 방향타 역할을 한다.
긴 다리로 자신의 몸무게를 분산시키며 수북한 솜털에는 기름이 배어나와 물에 젖지 않는다. 잔털 속에는 공기방울이 가득 차서 부력을 발생시킨다. 적도에서 아열대 지역에는 바다에 사는 소금쟁이(Halobates)도 있다. 몸길이 6mm 정도라서 민물에 사는 소금쟁이와는 달리 몸집이 작다. 소금기를 조절하는 능력을 갖고 있으며 수면을 트램펄린처럼 이용해 펄쩍펄쩍 뛰어 다닌다.
모기는 배를 들고 체온을 조절한다
<조복성 곤충기>는 만주와 간도, 연해주의 소수 민족에 대해서 놀라운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몽골인과 한족의 혼혈이 다수를 차지하며 자신들만의 언어를 가졌다고 한다. 신기한 것은 자식을 키우는 방식이다.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바로 밖으로 데리고 나가 눈으로 문질러 목욕을 시켰단다. 그것도 무려 영하 40도를 오르내리는 강추위에 말이다. 아마도 이는 혹독한 환경에서 어린아이를 키우기 위한 액땜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경제개발이 한창인 70년대를 겪은 사람들이라면 '연탄가스 중독시 자가 치료법'이라는 언론 보도를 알고 있을 것이다. '식초 냄새를 맡게 하면 증세가 호전된다'는 얘기였다. 실수로 빙초산을 흡입하여 화상을 입었다는 무서운 소식도 있었다. 지금의 시각으로 보자면 얼토당토 되지 않은 소리였지만 속이 메슥거리는 데는 플라시보 효과를 볼 수도 있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