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블 이종대 대표
데이터블
좋은 관계는 공통의 취향과 신뢰로 이루어진다. 사람들은 취향이 비슷한 상대에게 끌리고, 상대의 일관된 취향이 지속될수록 그를 점점 더 신뢰하게 된다. 말하자면 사람을 믿는다는 건 그 사람이 보여주는 모든 것들을 믿는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인플루언서 어그리게이터(Aggregator)를 표방하는 스타트업 기업 데이터블은 개별 인플루언서의 취향과 신뢰도를 객관화하는 마케팅 회사다. 지난 3월 30일 서울 서대문구 사무실에서 만난 이종대(39) 대표는 좋은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을 비즈니스로 연계하며 다양한 시도들을 해오고 있다. 그에게 있어 인플루언서란 단순히 광고·마케팅 수단이 아니라,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라이프스타일 멘토였다.
데이터블의 시작은 인플루언서 마케팅 대행사였다. 지난 2018년부터 광고주와 인플루언서를 연결하고 이를 통한 다양한 비즈니스를 만들어 왔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인플루언서들과 관계를 맺었고, 브랜드와 제품에 따라 어떤 인플루언서가 효과적인지 노하우가 쌓였다. 이를 바탕으로 2019년에는 아예 인플루언서와 협찬 및 광고를 연결하는 플랫폼 '해시업' 모바일 앱을 론칭했다. 지금까지 누적 가입자는 2만 명을 넘어선 상태다.
"처음엔 인플루언서를 섭외하려 가내수공업처럼 DM 보내고 했는데, 해시업을 기반으로 깔고 나니 다양한 시도들을 할 수 있게 됐어요. 최근에는 인플루언서가 광고만 받아 하는 게 아니라, 공동구매를 오픈하거나 직접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영역이 확장되고 있어요. 해외에서는 이미 킴 카다시안이나 리한나 같은 스타들이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개코, 임블리 등 인플루언서가 브랜드 파워를 견인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어요."
마케팅 업계의 인플루언서 열풍이 새로운 것 같지만 실은 그렇지도 않다. 사람에 대한 호감과 신뢰, 더 나아가 팬덤을 등에 업고 무언가를 파는 행위는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그저 그 배경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일시적인 이벤트에서 항구적인 콘텐츠로 바뀌었을 뿐이다.
"제가 어릴 때 화장품 방문판매 아줌마들이 있었어요. 동네 아줌마들에게 말을 걸고 친해져서 대문을 열고 집에 들어오고, 그다음에는 지갑을 열게 했죠. 그분들이 요즘에는 사실상 인플루언서로 대체되었다고 봐요. 구독과 팔로잉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마찬가지로 관계를 맺으며 지갑을 열게 하니까요. 처음 보는 상품일지라도 사람을 믿고 사는 것. 그게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본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