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대학생학생회네트워크, 청년하다 등 등록금반환운동본부 소속 대학생들이 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앞에서 청와대를 향해 '등록금 반환 요구' 행진을 시작했다. 이들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제대로 된 수업을 받지 못했고, 알바 자리는 잃고, 불확실한 학사 일정에 공허한 월세를 지출'했으나, 정부는 대학생들의 피해 보전에는 인색했다고 주장했다.
권우성
서울권 대학에 재학 중인 대학생 C씨는 "지난해 교양 수업에서 전년도 촬영 일자가 적힌 녹화 수업을 들었다"고 했다. 전년도 녹화 강의가 수업에 고스란히 활용된 것이다.
그는 "학생들은 등록금을 매해 내는데, 교수님도 연구를 통해 쌓은 지식을 새로이 가르쳐야 하는 게 아니냐"며 "등록금이 아까웠다"고 토로했다. 개별학습으로 학기 절반을 보냈던 B씨는 이러한 불만에 대해 "(일부 교수들이) 비대면 수업 상황에서 수업의 질 개선을 위해 고민하지 않는 듯하여 학생들의 불만이 더욱 높아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라진 수업 시간... '3시간 수업에 3분 피드백'
3시간 수업에서 3분 피드백을 받고 수업이 끝난 적이 있다는 학생도 있다.
서울의 한 대학에 재학중인 학생 D씨는 "영상 제작 등 모든 것을 내가 알아서 했어야 했다. 수업을 통해 무엇을 배운지 모르겠다"며 "어느 날은 강의실에 가서 내내 기다리다 3분 피드백을 받고 끝난 적도 있다"고 전했다. 2주에 한 번 학생이 영상을 제작해오면 피드백을 해주는 수업이었다고 한다. 이를 위해 학생 별로 등교시간을 달리해 피드백을 진행했는데 그게 3분에 그쳤다는 것이다.
학생 D씨는 학기의 절반 동안 팀플을 진행하고, 팀플 보고서를 내는 것으로 대체하는 수업을 수강했다고 한다. 그는 "학기 절반을 할애한 팀플에 대해 피드백이 이뤄지긴 했지만 통틀어 1시간이었다"면서 "교수님으로부터 배운 것 없이 팀플로 모든 걸 알아서 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반의 반' 실습 수업을 들었던 A씨는 수업의 질 저하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사실 코로나 전에도 계속 존재했던 문제였다"고 말했다. 재사용되는 수업과 소통의 부재 문제는 코로나19 이전 대면 수업에서도 있었다는 것이다.
A씨는 "코로나 상황이 되니까 이런 문제들이 가시적으로 더욱 눈에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호평을 받던 수업이 코로나 이후에 혹평을 받는 경우는 적은 것 같다"며 "항상 좋은 수업을 위해 고민하는 교수님들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어, 쌓였던 불만이 터진 것 같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