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친구집을 방문하여 같이 밥 먹기
김기동
한국 사전에서 네트워크는 '어떤 일이나 문제를 처리하는 데 조직이나 개인이 긴밀하게 연결돼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든 연결망'이라고 정의한다. 중국 사전에서 꽌시는 조직이나 개인이 연결된 관계망, 사회망이라고 규정한다. 그러니까 한국 네트워크나 중국 꽌시 모두 사전적 의미로는 별 차이가 없다.
그런데 한국인은 한국에서 쓰이는 네트워크는 발이 넓어서 아는 사람이 많아 일을 잘 해결한다는 긍정적인 의미로 생각하고, 중국의 꽌시는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일을 해결한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여겨지는 이유는 아마 중국인이 하루하루 일상생활 매순간을 꽌시로 살아가고, 한국인들은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필요한 경우에만 네트워크를 이용하기 때문이라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인과 중국인의 꽌시에 대한 이해는 전혀 다르다. 한국인은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진행되지 않는 일을 비합법적이고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해결할 때 꽌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일 자체가 비합법적인지, 비정상적인지는 개의치 않는다.
중국인은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일이 비정상적으로 진행될 때, 그 일을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하는 것을 꽌시라고 생각한다.
물론 중국인도 비합법적이고 비정상적인 일을 통상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해결하는 때도 있다. 이런 경우 중국인은 꽌시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조우호우먼(走后门)'이라고 한다. '조우호우먼'은 '뒷문을 이용한다'는 의미로 한국어로 의역하면 '아는 사람을 통해서 편법으로 일을 해결한다'는 뜻이다.
한국인이 꽌시라고 생각하는 의미는 중국인이 비정상적인 방법을 사용해 일을 해결할 때 사용하는 '조우호우먼(뒷문을 이용한다)'이라는 단어와 같은 의미다. 중국 사전에서 조우호우먼(走后门)은 '정당하지 않은 수단으로 개인의 목적을 이루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인이 중국인에게 금전을 대가로 도움을 요청하고 어떤 일을 해결했다면, 그것은 꽌시가 아니라 '뒷문을 이용했다'는 '조우호우먼'이라고 해야 한다. 즉 한국말로 '브로커를 이용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 이런 경우는 당연히 일회성 거래다. 해결의 대가로 금전을 지급하지만, 영수증을 주고받지도 않기에 사후서비스도 없다.
중국인에게 '형제'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