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여성가족부 폐지 반대 집회가 끝난 직후 참석자들이 기립해있다.
김동규
29일, 성평등 정책 전담부처(여성가족부) 및 국가 성평등 추진체계 강화를 위한 광주전남행동이 광주광역시 동구 5·18 민주광장에서 여성가족부 폐지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광주여성민우회,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광주여성노동자회, 광주청년유니온 소속 구성원들과 집회 참가자 90여 명이 참석했다.
주최 측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구조적 성차별이 없기에 여성가족부는 소임을 다 했다면서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경제포럼의 2021년도 성 격차지수에서 우리나라는 조사 대상국 156개국 중 102위를 차지했다"며 "구조적 성차별이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에 여성가족부 폐지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서연우 공동대표는 "최근 여성들만 살기 좋은 세상이라며 혀를 차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에게 요즘에는 밥은 밥통이 하고 빨래는 세탁기가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여성들은 지금까지도 그 일을 하며 살고 있고, 아직도 그것들을 여성만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여성가족부 폐지를 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내 몸에 대한 나의 당연한 권리를 인정받는 나라, 여성의 삶이 존중받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더 거세게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힌 서연우 공동대표는 "이 지난한 싸움에 앞으로도 계속 함께해달라"며 "구조적 성차별은 있다, 우리가 증거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어 발언에 나선 광주청년유니온 김다정 위원장은 "지난 24일 윤석열 당선인과 인수위가 여가부 폐지를 공식화했다. 인수위는 여가부가 파견한 공무원은 받지 않았고 업무보고는 30분 만에 끝났다. 이미 없는 부처로 취급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럴싸한 혐오의 언어들로 시민의 절반인 여성을 모욕한 윤석열 후보가 끝내 당선되어 유감"이라고 했다.
김다정 위원장은 이어 "지난해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연간 성폭력과 데이트 폭력이 총 4만 1254건 일어난다. 이를 하루로 보면 하루 평균 113건의 성폭력과 데이트 폭력이 일어나는 것인데, 이는 텔레그램 N번방과 같은 디지털 성폭력, 가정폭력, 스토킹 사건은 제외된 통계"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성차별이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구조적 문제임을 진단하고 분석하는 젠더 지표들이 수도 없이 양산되고 있고 일터와 일상을 위협받는 여성들은 하루하루가 전쟁"이라며 "우리는 지금껏 많은 걸 해왔지만 더 격렬하게, 더 거침없이 성평등을 향해 직진해야 한다. 성차별 구조의 아랫돌을 부수어 나가는 많은 여성단체 활동가들께, 그리고 전쟁 같은 일상을 살아가는 이 땅의 모든 여성시민들께 존경과 연대의 마음을 보낸다"고 말했다.
"여가부 포기할 수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