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함께 자퇴원을 내러 온 엄마자퇴를 하겠다는 딸의 결정을 인정하고, 함께 자퇴원을 내러 온 엄마
출처 tvN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그저 드라마의 한 장면으로 보고 넘길 수 있었지만, 아침에 첫째와 나눈 이야기때문인지 여러 생각이 스쳤다. 지금까지 나는 첫째가 꿈이 없는 것이 답답하고, 조급한 마음도 들었다. 그런데 정작 아들의 꿈이 생겼는데, 그 꿈이 만약 내가 생각하는 방향과 달랐을 때는 어떻게 할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솔직히 아이에게 바라는 꿈은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장에 취업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건 아이의 꿈이 아닌 나의 꿈이었다. 앞으로 일어날 일은 예측할 수 없다. 학교에 흥미를 잃고, 자퇴를 선언하고, 다른 것이 하고 싶어 대학을 포기하고, 어느 날 외국을 가겠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나는 얼마나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지지할 수 있을까. 지금으로선 무조건 반대만 할 것 같다.
부모의 진정한 역할
혼자 심각해져서 옆에 있던 아내에게 아이가 갑자기 자퇴를 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할 건지 물어보았다.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먼저 이유를 물어보겠다고 했다. 혹여나 순간적인 결정일 수도 있으니 한 달 정도 생각할 시간도 충분히 주고, 학교를 나온 뒤 어떻게 생활할지 구체적인 계획도 함께 나누겠다고 했다. 그리고 제도권을 벗어났으니 스스로 챙겨야 하는 점에 대해서도 명확히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예상보다 담담한 반응에 놀랐다. 물론 실제 그런 일이 벌어지면 어떻게 행동할지 모르겠지만, 아내가 제시한 답이 무척 공감되었다. 만약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아이도 불안한 마음을 덜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제는 아이의 꿈을 맹목적으로 바라기보다, 스스로 꿈꿀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고, 어떤 상황에도 흔들림 없는 든든한 지지자가 되고 싶다. 그런 부모의 굳건한 모습을 통해 아이도 미래의 씨앗을 마음껏 키워갈 수 있겠지. 쉽지 않겠지만, 지금부터라도 노력해봐야겠다. 아이의 꿈은 내 것이 아닌 본인 것이니깐.
요즘 사춘기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갱년기 부모들의 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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