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치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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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계절을 감지하는 자기만의 센서가 있다. 누구는 춘분이 오면 봄이라고 할 것이고 누구는 나무의 새싹이 보이면 봄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봄이 온 것을 알리는 것이 하나 더 있다면 나는 단연코 여성의 옷차림이라고 말하고 싶다.
봄이 되면 이상하다. 봄은 뭔가 화사하게 입어야 할 것 같고, 그 역동적인 느낌에 나도 같이 맞장구를 쳐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옷장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며 사야 할 아이템이 있는지, 빼야 할 아이템이 있는지 다른 계절보다 더 열심히 들여다 보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봄을 그냥 뭉뚱그려 봄이라고 칭하지만 봄은 둘로 나뉜다. 겨울에서 넘어오는 차가운 봄과 여름으로 넘어가는 따뜻한 봄. 우리는 이 두 가지 봄에 대비해서 아우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아우터는 하나여도 이너를 따뜻하게 입냐, 시원하게 입냐에 따라 체온조절은 가능하므로 3가지에서 5가지 정도면 충분하다.
우아하고 지적인 이미지라면? - 트위드 재킷
사실 트위드 재킷은 실용적인 아이템은 아니다. 오픈해서 입어야 그 멋이 살아나기 때문에 따뜻하게 입기는 글렀고 오버 사이즈보다는 레귤러 핏으로 얇은 블라우스나 티셔츠에 매치해서 입어야 태가 나므로 역시 따뜻하게 입기는 글렀기 때문이다.
40대 전문직 그녀는 2개의 트위드 재킷을 가지고 있었는데 하나는 좀 짧고(골반 위) 어깨가 다소 각진 디자인이었고 하나는 골반을 가리는 부드러운 소재의 디자인이었다. 지적이고 우아한 이미지가 있어서 트위드라는 아이템이 주는 느낌과는 잘 어울렸지만 너무 각져서 딱딱한 느낌을 주는 트위드보다는 조금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디자인이 잘 어울렸기에 두 번째 트위드가 조금 더 잘 어울린다고 조언했다.
실용미가 중요한 휘뚜루마뚜루 애호가라면? – 트렌치 코트
클래식 트렌치 코트는 봄에 가져야 할 필수 아우터 3위 안에 드는 아이템이다. 하지만 요즘은 클래식 트렌치 코트는 오히려 보기가 드물고 어깨 견장이 사라지고 소매 벨트도 없는 심플한 디자인의 코트를 더 많이 입는 추세다. 그래서 과연 이 제품을 트렌치 코트라고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되지만 그 뿌리는 트렌치 코트이므로 견장이 없어도, 소매 벨트가 없어도 트렌치 코트라고 지칭하겠다.
귀여운 이미지의 50대 워킹맘이 가지고 있는 트렌치 코트는 모두 20대를 겨냥한 브랜드 제품이었다. 아담한 키의 그녀였지만 갖고 있는 트렌치 코트가 모두 무릎이 보이는 길이였고 브랜드의 메인 타겟이 20대인만큼 그녀가 입었을 때 대학생 딸 옷 입은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다.
나이와 잘 안 어울리는 아이템은 색이 고급스럽지 않거나, 디자인이 고급스럽지 않은 경우가 많다. 보통 20대를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의 제품이 그렇다. 그래서 그녀에게 40,50대를 타깃으로 한 브랜드의 트렌치 코트를 추천했는데 견장과 소매 벨트가 없는 나그랑(어깨선 없이 이어지는) 디자인이었다. 카라는 각지지 않고 동그래서 그녀의 귀여운 이미지와 잘 어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