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원전 상여시위에 참여한 문정현 신부
장영식
21일, 봄바람 순례길 7일째입니다. 대구에서 새벽같이 서둘러 월성 원자력발전소로 떠났습니다. 동해바다의 거센 파도를 바라보며 제주에서, 가덕도에서, 부산에서, 울산에서, 경산에서 모진 풍파를 겪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계속 눈에 밟힙니다. 우리는 다시 길을 떠나지만 그들은 외롭게 현장을 지키며 하루하루 살아갈 것입니다.
월성원전 앞 천막 농성장 주민들이 순례단을 기다리며 반갑게 맞이해 줍니다. 도착하자마자 주민들과 함께 월성 원자력발전소 입구까지 상여시위를 하였습니다. 2766. 원전 근처 나아리, 나산리 주민들이 싸워온 날입니다. 원전이 세워진 후 40년 동안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억울한 사연들은 단순히 숫자 하나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바라는 소망은 단 한 가지입니다. 원전이 있는 마을에서 피폭으로 더 이상 병에 걸릴 수 없으니 이주대책을 세워 달라는 것입니다, 2020년 한수원의 당기 순이익은 6179억 원입니다. 아침 상여시위 때 힘겹게 관을 끌고 가던 암투병 중인 한 여성분은 이렇게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