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1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경제6단체장들과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미국 국무부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쿼드(Quad) 가입 공약에 대한 반응을 내놓았다.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을 수행하는 '아시아판 나토'에 들어가겠다는 공약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반응이 나온 것이다.
그동안 미국은 중국 견제책인 인도태평양전략과 이를 수행하는 4개국 협력체인 쿼드에 한국도 함께하기를 희망해왔다. 그런데도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에 대해 일단은 신중한 반응을 나타냈다.
지난 19일 발행된 <미국의 소리(VOA)>에 "미 국무부, 윤 당선인 쿼드 공약에 '외부 파트너와의 협력 절차 없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이에 따르면, 쿼드 가입 공약에 대한 논평을 요청받은 국무부 대변인은 "미합중국과 대한민국의 동맹은 강력한 경제적 유대, 국민들의 긴밀한 친선과 더불어 인도·태평양의 평화·안보 및 번영의 핵심"이라고 한 뒤 "현재까지 쿼드는 외부 파트너와의 협력에 관한 절차를 마련해두지 않았다"고 답했다.
'한미동맹이 인도·태평양전략에 필요하다'면서도, '현재까지'라는 단서를 붙이면서 '외부 파트너와의 협력 절차가 마련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다소 모호하게 답변을 한 것이다. '한국이 쿼드 바깥에 있다는 점, 한국과의 협력 절차가 현재는 없다는 점'만 분명히 했다. 한국의 가입에 필요한 여건이 무르익지 않았다는 국무부의 인식을 반영하는 대답이라고 볼 수 있다.
윤석열 캠프의 외교안보정책본부 총괄간사였던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18일자 <헤럴드경제>에 실린 "윤(尹) 안보정책 설계자 신범철 '쿼드에서 국익 실현 고민해야'"라는 인터뷰 기사에서 인도·일본·호주·미국의 4개국 협력체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중국이 쿼드에 반대해 문재인 정부는 중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중국의 반대는 부당했고 문재인 정부의 대응도 잘못됐다"고 한 뒤 "쿼드는 군사안보협력체도 아니고 결속력도 생각보다 유연하다"며 "쿼드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반대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쿼드는 유연한 조직이므로 부담 없이 가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쿼드의 기본 목적은 중국 포위
작년 9월 24일자 <요미우리신문> 등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쿼드는 우주·사이버 협력도 추구한다. 이처럼 군사·안보 기구 이외의 성격도 갖는 게 사실이지만, 이 기구의 근본 목적은 중국 포위이고 기구의 기본 성격은 안보동맹이다.
일례로, 쿼드 연합군사훈련인 '말리바르 2021' 제2차 훈련이 작년 12월 12일부터 15일까지 인도와 인도차이나반도 사이의 벵골만에서 있었다. 이런 데서도 느낄 수 있듯이, 쿼드는 인도양과 태평양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안보동맹이다. 부담 없이 가입할 수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
신범철 센터장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직후에는 '쿼드에 가입하면 한국의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발언도 했다. 작년 2월 3일자 <뉴스 1> 인터뷰 기사 "신범철 '쿼드 가입하면 중(中) 입장서 한(韓) 가치 상승... 눈치 보면 하수'"에서 "쿼드에 한국이 들어가면 중국이 싫어할 것이라는 사고는 문제가 있다"며 "중일관계가 나쁘지 않다는 게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일본도 쿼드에 가입했지만 중국이 어쩌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한국이 가입해도 중국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으리라는 것이다. 중국은 쿼드를 주도하는 미국에 대해서도 어쩌지 못하고 있고, 일본은 물론이고 인도·호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 4개국이 쿼드에 가입한 뒤에 중국이 어쩌지 못하는 나라가 된 것은 아니다. 본래부터 중국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나라들이었다. 쿼드에 가입하면 가치가 상승해서 중국이 함부로 대하지 못하리라는 주장은 각국의 특수한 상황과 처지를 감안하지 않은 것이다.
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국무부 부장관의 충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