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지도를 통해 본 키이우(키예프, Kyiv)와 서울의 물리적 거리.
구글 지도
위 구글 지도는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과 우크라이나의 물리적 거리가 대략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줍니다. 간략히 말하면, 멀고도 먼 나라입니다. 주변에 유럽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은 많이 있지만, 그중에 우크라이나를 다녀온 사람을 많이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이에 뉴스를 통해 접하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이 나와는 별 상관이 없는 이슈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투적인 표현으로) 지구 반대편에서 발생한 이 전쟁으로 인해, 제가 매주 활용하고 있는 소카(SOCAR)의 대여 가격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는 운전을 하는 모든 사람이 공감할 내용인데요. 최근 기름값이 치솟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석유 공급 감소로 인해 국제유가는 최근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기준으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8.4%(7.94달러) 오른 102.98달러를 기록했으며,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도 배럴당 9.3%(9.14달러) 오른 107.16달러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현대경제연구원은 20일 발표한 보고서(최근 글로벌 경기 동향과 시사점)에서 이 같은 현상이 유지될 경우, 우리나라 GDP 성장률이 0.3% 하락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은 GDP와 같은 피부에 와닿지 않는 데이터가 아닌 소카의 대여료와 같이 나의 일상에 밀접하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복잡한 지정학·역사적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그럼 보다 근본적으로 왜 두 국가 사이에 전쟁이 발생했는지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국제정치학의 주된 질문은 '국가 사이의 전쟁은 왜 발생하는가?'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곧 다양한 국제정치이론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국제정치학에서는 크게 세 가지 분석틀로 전쟁의 발발을 설명합니다. 첫째는 국가 지도자와 같은 영향력 있는 개인에게 집중하는 방법으로 이는 푸틴 또는 젤렌스키의 성향과 정책적 판단에 근거하는 분석입니다. 둘째는 국내 정치적 요소에 집중하는 방법으로 이는 특정 국가의 국내 정치적 동학 또는 민주주의 국가와 권위주의 국가 사이의 이질성에 근거하는 분석입니다. 마지막은 국제사회의 무정부성(International Anarchy)이라는 구조에 천착하여 냉전과 같은 구조가 개별 국가로 하여금 전쟁이라는 수단을 선택하게 한다는 분석입니다.
세 가지 분석틀 모두 합리성이 있으며, 상호보완적으로 활용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이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은 세 번째 분석틀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