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9일 오전, 진주시 초전동 초전공원에서 열린 "6.25전쟁 진주 민간인 희생자 추모비" 제막식.
윤성효
"오늘 세워진 이 추모비를 통해 희생자와 유가족에게는 해원과 위로의 기회가 되기를 바라며, 유족 여러분의 염원이 가까운 시일 내에 실현될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하겠다."(정근식)
"전쟁이란 참혹한 비극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죄인 아닌 죄인으로 살아온 아픈 세월이 가슴 속 응어리로 여전히 남아 있다. 유족들에게 남겨진 아픔과 상처는 앞으로도 과히 쉽게 아물지 못할 것만 같다."(정연조)
18일 경남 진주 초전공원에서 열린 '6‧25전쟁 진주 민간인 희생자 추모비' 제막식에서 정근식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2기) 위원장과 정연조 진주유족회장이 한 말이다.
비가 내리는 속에 진행된 제막식에는 조규일 진주시장과 강민국 국회의원(진주을), 이상영 진주시의회 의장을 비롯해 진주유족회 회원들이 함께 했다.
추모비는 진주시가 3억 원의 예산을 들여 조성했고, '건립문'과 '추모문'에다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명비'가 있다. '명비'에는 292명의 희생자 명단이 빼곡하게 새겨져 있다.
국군과 경찰 등에 의해 발생한 한국전쟁 전후 진주지역 민간인 희생 사건은 '국민보도연맹 사건'과 '진주형무소 사건', '군경에 의한 민간인 희생사건', '적대세력 사건'으로 분류된다.
'국민보도연맹 사건'은 진주시(진양군) 국민보도연맹원 등 예비검속 대상자들이 1950년 7월경 진주경찰서 경찰의 소집 통보를 받고 출두하거나 연행되어 경찰서와 형무소 등에 구금되었다가, 명석면 관지리 등에서 CIC‧헌병대‧경찰 등에 의해 적법절차 없이 희생되거나 실종된 것을 말한다.
진주형무소 재소자들이 1950년 7월 중순에서 하순까지 CIC와 헌병대‧경찰들에 의해 적법절차 없이 진주 명석면 우수리 갓골과 콩밭골, 관리지 활령골과 닭족골, 용산리 용산치, 문산읍 상문리 진성고개, 마산 진전면 여양리 산태골에서 집단 희생되었다.
또 1950년 9월 빨치산에 협조했다거나 협조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진주 관할 군경에 의해 적법절차 없이 희생된 민간인들이 있고, 같은 해 8월경 진주시 이반성면 등에 거주하던 주민들이 공무원‧경찰(가족)‧우익인사 협조자 등이라는 이유로 지방좌익 인민군‧빨치산 등 적대세력에 의해 피해를 입기도 했다.
추모비는 원형기둥과 이를 감싸는 3개의 기둥으로 되어 있다. 이는 희생자들의 원통한 마음을 하늘 높이 승화하고 유족들의 상처를 어루만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조규일 시장 "진정한 화합의 가치를 빛낼 상징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