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군인과 소방관들이 14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파괴된 건물을 수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실제, 우크라이나인들 커뮤니티에서는 실시간으로 영상과 사진들이 올라오고 있다. 거기에서 확인한 사진과 동영상들은 몇 시간 후, 혹은 다음날 한국 뉴스에 보도되곤 한다.
그리고, 민간지역이 공격당하는 장면을 본 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이 말한다. "어? 저기 우리 동네인데?" "저긴 내 친구 사는 지역인데?" 하르키우 시청사에 미사일이 떨어지는 영상을 본 필자의 남편(우크라이나인)은 탄식하며 말했다.
"아... 여기 유럽에서 가장 큰 광장으로 유명한 곳인데..."
그렇다면, SNS에서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사진, 영상과 러시아 정부에 의해 가공되어 뿌려지는 영상들 중 어떤 게 믿을 만한 것일까?
러시아의 선전 영상
러시아 정부가 선전용 영상을 찍어 가공한다는 것은 최근의 헤르손(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상황을 보면 이해하기 쉽다.
러시아군에 점령당했다고 알려진 헤르손에서 푸틴은 선전 영상을 찍기 위해, 크림반도에서 출연할 주민들을 데려오고, 러시아군이 보급품 나눠주는 영상을 찍으려고 했으나, 헤르손 주민 수천명이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 광장으로 모여서 시위를 하면서, 푸틴의 계획은 무산되었다.
러시아 측 주장대로 민간인을 공격하는 것이 진짜 우크라이나군의 소행이라면, 헤르손 주민들은 오히려 러시아군을 반겨야 맞지 않을까? 하지만 그들은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 러시아군 철수를 외치고 있었다.
러시아 측이 사진이나 영상을 가공해서 프로파간다에 활용하고자 하는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교전이 격렬한 마리우폴이나 키이우 등지에서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적통로를 개통한다는 소식이 있었다. 하지만, 러시아가 제시한 것은 러시아가 지정한 도로를 통해 피난민들이 러시아나 벨라루스로 가는 것이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피난민이 러시아나 벨라루스로 대피하는 장면을 촬영해,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나치정부를 피해 러시아로 도망친다고 선전하고 싶어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대피로에 러시아군이 지뢰를 매설해두고, 주민들이 대피하는 순간에도 러시아의 포격이 계속되었다.
만약 우크라이나 주민들이 인도적 통로를 통해 러시아나 벨라루스로 대피한다고 하더라도, 러시아 혹은 벨라루스에서 그들의 안전이 과연 보장될 수 있을까? 어려운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