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유가공공장(과거 모습)에서는 우유, 요거트, 아이스크림 등을 생산해 왔다.
원주투데이
삼양식품 유가공 공장이 지난 2월 28일 문을 닫았다. 수십 년간 누적된 적자로 더는 사업을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문막에서 40년을 지역과 동고동락 했는데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낙농가에서 생산한 원유로 우유, 아이스크림, 치즈 등을 만들어 판매하는 업을 유가공업이라 한다. 삼양식품은 1972년 대관령 일대 600만 평(19.8㎢·반곡관설동과 비슷한 크기) 규모의 초지를 개간해 유가공사업을 시작했다. 8년 후인 1980년 12월엔 문막읍에 유가공 공장을 건립하며 본격적인 사업에 뛰어들었다.
사업 초기 미국 카네이숀사와 제휴해 대관령우유, 고원우유, 삼양우유 등을 생산했다. 우유콘, 코코바, 깐도리, 아이스버거 등의 아이스크림도 만들었고 국내 최초로 떠먹는 요구르트도 출시했다. 1980년대에는 우유와 요거트, 요구르트, 치즈, 아이스크림 등이 인기를 얻었다. 이로 인해 500명 가까운 직원이 유가공 공장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2000년대 들어 우유 사업은 서울·매일·남양 등 빅 3업체에 밀려 고전했다. 사업 초기엔 도내 학교 열 중 아홉에 우유를 공급하기도 했지만, 2016년엔 그 비율이 10%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최근에는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치즈도 생산을 중단한 지 오래다. 삼양식품 유가공 공장 관계자는 "지난해 60억 원가량 적자를 봤는데 이런 상태가 20년간 지속됐다"며 "도저히 사업을 끌고 나갈 수 없어 경영진이 생산중단을 결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