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국민의힘 선대본부 해단식에서 당 지도부로부터 축하 꽃다발을 받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영세 선대본부장, 윤 당선인, 이준석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공동취재사진
지난 12일 오후 진보진영에서 본 20대 대선결과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는 사단법인 소통과혁신 연구소 주최로 코로나 상황을 감안하여 온라인으로 개최되었다.
매번 선거가 끝나면 각 정당이나 진영에서는 선거를 평가하거나 토론회를 갖지만, 이날 토론회는 남다른 데가 있었다. 그것은 단지 진보진영이 바라본 20대 대선결과 토론회여서만은 아니었다. 정의당, 진보당 등 진보진영의 정당 뿐만 아니라 소통과혁신연구소, 민주노총, 아파트 경비노동자 등 현장 노동자들이 함께 한 토론회였기 때문이다.
이날 토론회는 정성희 소통과혁신연구소 소장의 사회로 시작되었는데, 먼저 김장민 박사의 발제가 있었고 뒤이어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김진영 정의당 울산시당위원장, 최나영 진보당 서울노원구 주민직접정치운동본부장, 이갑용 전 노동당대표 등의 토론이 진행되었다.
발제에 나선 김장민 박사는 "2022년 대선, 그리고 보수정치와 노동자정치"라는 주제로 발재를 했다. 그는 2022년 대선을 평가하면서, "이번 선거에서 유례없이 투표율이 높고 양 후보로의 결집 현상이 일어난 이유는 불확실성에 의해 지지층이 결집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부동층의 경우 혐오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상대후보를 선택하려는 경향이 강해진 탓도 있다"라고 진단했다.
"투표 참여 높았던 건 지지층 결집현상... 상대후보 낙선 위한 선택도"
그는 민주당의 패배요인으로, "민주당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프리미엄을 상실했다. 노무현 정부처럼 과반 의석을 가지고도 이렇다 할 개혁을 하지 못해 정권재창출 실패를 답습했다. 정의당 등과 협력하여 개혁의 성과를 내야 했지만 권력 독점에 취했다. 노빠, 문빠로 지칭되는 민주당 기득권 세력들은 정동영, 손학규, 안철수 등 과거 같은 편을 포용하지 못해 권력기반이 축소됐다"라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대비해 큰 이슈를 만들지 못했다. 결국 외교안보, 남북문제, 민주주의 문제, 부패문제보다 서민들의 민생문제가 핵심이 됐다. 광역단체장들의 성폭력 의혹과 낙마, 조국 옹호, 부동산 정책의 실패, 이재명의 각종 스캔들 등으로 인해 민주당의 지배세력인 과거 운동권 인사들에 대한 실망이 커졌다. 그 결과 둘 중에서 누가 덜 나쁜 놈인지 차원의 선거가 진행됐다. 코로나의 피로도 역시 정권에 대한 염증을 심화시켰다"라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의 승리요인으로, "국민의힘은 2017년 대선과 2020년 총선에서 나타난 탄핵 심판의 영향에서 벗어났다. 수구보수는 박근혜 탄핵 이후 박근혜의 극렬 지지세력과 거리를 두는 한편 김종인을 영입하는 등 보수의 저변을 확대했다. 박근혜를 탄핵했던, 문재인 정부 인사였던 윤석열을 영입하는 등 나름 혁신을 노력했다고 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진보진영에 대해서도 '최악의 노동자정치 득표율'이라고 할 정도로 혹평했다. 그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양당 결집현상으로 인해 진보정당들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정의당은 민중경선제 추진 등 대선과정에서 노동중심성을 확고히 하지 못해 진보적 대표성을 상실했다. 심상정 후보는 안철수, 김동연 등 제3지대의 중도보수와 함께 거대 보수 양당에 저항하는 반기득권 연대를 추진했다. 하지만 이들이 각각 수구보수 및 중도보수와 후보단일화를 함으로써 심상정 후보가 노렸던 제3후보의 파괴력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어서 김 박사는 "이번 대선에서 민주노총 조합원을 비롯한 노동자민중이 진보정당의 대선 후보를 단일화하자는 민중경선 주장이 최초로 시도됐다. 각종 토론회, 관련 도서의 출판 등에 의해 민중경선제가 제기되었으나 각 진보정당들과 민주노총 집행부는 이를 사전에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았고 시간적 촉박성 등으로 인해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민중경선 실패의 원인으로, '민주노총 조합원 이외 노동자 참여가 어려운 점, 전 민주노총 조합원이 참여하는 총투표를 실시하기에는 준비가 미흡했던 점, 일반시민의 참여 등 선거인단 구성에 있어 각 정당들의 이해관계가 다른 점' 등을 꼽았다.
김 박사는 정치투쟁을 외면하는 진보정당들을 신랄하게 비판했는데, "진보정당들이 선거를 대중들의 정치의식과 정치투쟁을 고양시키는 계기로 사용하기를 중단한지 오래됐다"고 했다. 그는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 시절의 당원대회도 이제는 찾아볼 수 없다. 물론 코로나로 인해 집회가 어려운 부분이 있으나 의지 자체가 없거나 그럴 역량을 보유하지 못했다는 점이 문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