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오전 서울 강서구 현대태권도 체육관에 마련된 화곡8동 제5투표소에서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선거에서 '기계'가 도입된 것은 선거사무업무를 도와 선거비용을 절감하고 자동화를 통해 선거업무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에 한정됐다. 하지만, 개인용 컴퓨터의 보급,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 구축, 스마트폰 보급 등 요인에 따라 선거사무·보조의 역할로만 한정하기엔 디지털 기술이 진화했다. 유권자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디지털 기술에 익숙해졌다. 이를 바탕으로 사람이 중심이 되는 선거가 아니라 기계(인공지능)가 선거를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대 대선의 추이
<한겨레> 기사를 통해서 알려진 바로는 한나라당 시절인 2006년 선거부터 약 100개의 계정을 사용해 '매크로' 프로그램을 돌려 공론장을 왜곡하기 시작했다. 17대 대선 이명박 당선 때에도 '기계'를 용병처럼 선거에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18대 대선에서도 박근혜를 지지하는 트윗글을 자동으로 리트윗하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개발 및 운영한 일당이 재판에 넘겨져 법적 심판을 받았다. 제19대 대선에서는 '드루킹'이 김경수 경남지사와 공모해 킹크랩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이를 문재인 대선후보에 유리한 방향으로 매크로 프로그램을 돌려 여론을 왜곡했다.
이를 통해 네이버·다음 등 포털에 댓글을 자동으로 게재하는 기계(일명 매크로 프로그램)를 돌려 존재하지도 않은 여론을 생성하거나 정반대로 기계가 정반대 여론을 일으켜 민의를 막는 것도 가능해졌다고 볼 수 있다.
매크로 프로그램은 요즘 많이 회자되는 로보틱 프로세스 오토메이션(Robotic process automation, RPA) 기술에 기반을 둔다. 단순 전산업무를 RPA봇이 대신 수행함으로써 기업과 단체 업무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줄인다는 점에서 크게 각광받는 기술이긴 하나, 양질의 일자리를 기계가 대신한다는 측면에서 비판 역시 받고 있는 기술이다.
역대 대선에 사용된 매크로 프로그램은 RPA가 본격 도입되기 전, 선거에 본격 사용됐다. 이는 한국 정치가 선진화하지 않았다는 비판과 동시에 한국의 선거는 최신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는 시도 등이 벌어져야 권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