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가 3월 6일 유튜브 방송 <오마이뉴스TV> '오연호가 묻다'에 출연해 '역대급 호남 사전투표율'의 배경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오마이뉴스
3월 6일 유튜브 방송 <오마이뉴스TV> '오연호가 묻다'에 출연한 박구용 교수는 이같은 호남 민심에 대해서 크게 세 가지로 해석했다.
첫째, 수도권의 가족과 지인에게 '지금 위기'라는 신호를 보냈다는 것이다. 둘째, 민의를 외면·왜곡하고 있는 언론에 대한 항거다. 셋째, 호남의 균열을 노리며 (떡고물'을 던져주면서) 조롱하고 모욕하는 언론과 기득권 세력에 대한 반격이다.
- 20대 대선 사전투표율의 가장 큰 특징은 호남이 전국 평균보다 10%가량 높게 나왔다는 것인데. 그 배경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우선은 호남 사람들이 뭔가를 말하고 싶어한다. 지금 우리가 굉장히 위기 상황이라는 것을. 언론이 호남 사람들의 의견과 의지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고 있는 것 같다. 지난 6개월 동안의 대선 레이스에서.
본인들이 갖고 있는 이번 대선에 대한 입장이나 주요하게 보는 포인트 등이 전혀 대변되고 있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대선 투표일 전에) 서둘러 우리(호남)의 입장을 (외부에) 표현하고 싶어한 것이라고 본다."
박 교수와의 인터뷰 도중 실시간 채팅창으로 (호남) 시청자들의 댓글이 쏟아졌다. "안철수 단일화 때문에 화가 나서 (사전)투표장으로 갔다", "호남의 민심에 불을 지폈다"며 본인이 사전투표를 한 까닭에 대해 설명하는 댓글도 줄을 이었다.
박 교수는 말을 이어갔다.
"주권자 (대선에서) 크게 생각하는 건 '대한민국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다. 그렇다면 대선후보들은 대한민국을 어떻게 그리고 있는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해나갈 것인가?를 (민심과) 대비시켜줘야 하는데...
(제대로 된) 언론은 존재와 당위의 긴장을 유지해야 한다. 현실과 이상을. 시민들의 의견을 모으기도 하고, 표현하기도 하고, 대변해주기도 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언론은 지나치게 하나의 프레임, '누가 정권을 차지할까'라는 프레임만으로 대선을 주요 내용을 뒤집어 씌우고 있다."
- 흔히 한국의 언론지형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표현하는데, 그에 대해 호남이 사전투표로 얘기한 게 아닐까. (호남의 역대급 사전투표율을) 언론에 대한 항거로 볼 수 있나.
"저는 그렇게 본다. 언론과 우리나라 지배계층의 공통된 특징이 하나 있다. 의식의 지체현상이다. 현실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 기존의 프레임으로 한국 사회를 재생산하려고 한다. 현재 세계적으로 새로운 사회 주체들이 등장하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 사안별로 연대하면서 세계를 이끌어가고 있다. 이 사람들의 특징이 스스로 언론이고자 한다는 것이다. 내 스스로 나를 대변하는. '내(우리)가 언론이다'는 것이다. 촛불집회 때 '혼자 온 사람들'이라는 깃발을 본 적이 있다. 그게 바로 '내가 나를 대변한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