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 민족 배민라이더스.
권우성
배달비, 배달수수료, 배달팁, 배달료...
소비자들이 배달과 관련된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배달비, 배달수수료, 배달팁, 배달료 등 비슷한 용어들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 라이더가 음식을 배달하고 받는 비용이 '배달비'다. 배달비는 소비자와 업주가 나눠서 부담하는데 어떤 비율로 나눌지는 업주가 정한다. 여기서 소비자가 부담하는 금액을 '배달팁', 업주가 부담하는 금액을 '배달료'라고 부른다. 즉, 소비자가 음식값과 함께 결제한 배달팁에 업주가 부담하는 배달 비용(배달료)이 합쳐진 후 플랫폼과 배달대행사를 거쳐 라이더에게 전달(배달비)되는 방식이다.
최근 배달팁 상승의 원인으로 주로 꼽히는 것은 단건배달이다. 단건배달이란 라이더가 한 번에 하나의 주문을 소화하는 시스템이다. 2019년 쿠팡이츠가 전 주문 단건배달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배달업계에 단건배달 경쟁이 붙었다. 이와 같은 시스템이 라이더 품귀현상을 가속화시키고 결국 배달팁 상승의 원인이 된다고 평가받고 있다. 묶음배송으로 한 번에 다수의 주문을 처리하던 라이더들이 한 번에 하나의 주문만 소화한다면 그만큼 많은 라이더들이 필요할텐데, 라이더들의 숫자는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권씨는 "배달팁 상승의 원인을 단건배달에서만 찾을 수는 없다"며 "위험하고 열악한 노동환경 탓에 라이더들의 이탈률이 높고 최근에는 보험료가 인상되면서 (전체적으로 배달료 등이)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라이더유니온 관계자는 "배달어플을 통해 타지역에서도 배달주문이 가능해지면서 평균적인 배달거리가 상당히 늘어난 점을 배달팁 상승의 원인"으로 꼽았다. 배달팁은 배달거리에 따라 할증이 붙기 때문에 배달거리가 늘면 배달비도 함께 상승한다. 관계자는 "동네 장사로 단거리 배달만 하거나, 라이더의 인건비가 고정적으로 발생해 업주가 음식값에 배달비를 포함시킬 수 있던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배달팁의 상승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배민이 생기기 전에는 음식점에서 라이더를 직접 고용하는 형식이었기 때문에 무료나 싼값에 배달이 가능했다. 하지만 배달 외주화가 상용화된 지금은 업주와 배달기사 사이에 플랫폼과 배달대행사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고 여기에 비용이 발생하니 배달비가 올랐다는 것이다.
단건배달은 사라져야 하는가
권씨는 단건배달 시스템 자체에 대해서는 "당연하고 합리적인 배달방식"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실 돈 문제가 아니라면 묶음 배달은 누구도 선호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이더가 한 번에 많은 주문을 소화하다 보면 마지막으로 배달되는 음식은 식을 수 있고 면 요리 같은 경우 면이 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식은 음식에 불만족한 소비자가 음식점에 대한 평가를 낮게 줄 가능성이 있으므로, 업주로서도 묶음 배송은 부담스러운 시스템이다. 라이더도 묶음 배송을 하려면 빠른 속도로 배달을 수행해야 하므로 사고 위험이 높아진다고 했다. 라이더유니온 관계자는 "묶음배송보다는 단건배달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결국 배달팁 상승의 원인을 단건배달로 지목하고 이 시스템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배달팁 상승에 대해 소비자, 라이더, 음식점 업주, 배달대행사와 플랫폼의 대화와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소비자에게 선택권 줘야
권씨는 "배달팁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에게 여러 가지 선택권을 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다소 높은 금액을 부담하고 단건배달을 이용할지 음식이 조금 식더라도 낮은 금액의 묶음 배송을 이용할지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권씨는 "배달음식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지금 라이더 품귀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법은 배달에 대한 수요를 줄이는 일"이라며 "지금보다 포장주문 서비스가 더욱 활발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포장주문 고객에게 배달팁만큼의 포장할인을 추가로 해줘야 한다"며 "(기존) 포장할인은 음식값을 할인해주는 개념이 아니라 배달팁을 빼주는 개념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포장주문 고객들에게 배달팁을 할인해주는 포장 시스템을 설계하고 장려하는 것은 플랫폼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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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비 1만원 시대, '단건배달' 때문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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