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샐러드아삭하고 시원한 채소들과 페타치즈로 만든 봄샐러드.
은주연
이 샐러드에는 페타치즈와 토마토, 그리고 오이, 샬롯과 딸기가 들어간다. 그리스식 치즈인 페타치즈가 들어갔으니 그 짭조름한 맛을 떠올리면 당장이라도 입맛이 돋는 듯한 기분이다. 거기에 달콤한 과일이 곁들여져야 하는데 요즘 내 입맛에는 아무래도 딸기가 맛있다(베리류의 과일은 항산화 효과가 있어 노화 방지에도 좋고 치매도 예방한다니 일석이조다).
방울토마토야 사시사철 즐기는 채소지만 아삭하고 시원한 오이는 유독 봄에 맞춤하게 어울리는 채소인 것 같다. 여기에 느끼함을 차단하는 알싸한 맛의 샬롯이 필수. 샬롯은 작은 양파의 일종으로 샬롯이 없다면 양파를 대신 써도 된다.
양파는 고혈압과 동맥경화를 예방한다니 겨울철 내내 기름졌던 몸을 위해서라도 자주 먹으면 좋지 않을까? 샬롯과 양파의 차이는 미묘하지만 샬롯에서 조금 약한 양파향과 맛이 느껴진다.
재료의 양에 맞춰 올리브오일과 레몬즙을 넣는데 오일과 레몬의 비율이 3:1 쯤 된다. 재료들을 잘 섞어주며 간을 보고, 오일과 레몬즙과 소금의 양을 조금씩 조절하면 그야말로 새콤하고 달콤하고 상콤하고 짭조름한 맛의 조화가 생겨난다. 입안에서 팡팡 터지는 기분 좋은 맛.
봄처럼 가볍고 산뜻한 샐러드
아삭하고 시원한 맛과 식감의 샐러드를 먹고 있자니, 안 그래도 즐거운 혼밥이 더욱 신난다. 계절이 뭐라고, 매년 돌아오는 계절인데 그렇게 계절에 맞춘 음식이 떠오르는 것을 보면 감각은 기억보다 정확한 것 같다.
얼마 전에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깍두기 지짐'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 물었던 적이 있다. 지난 김장 때 했던 깍두기에 이제 더 이상 손이 안 가서 아무래도 들기름을 넣고 깍두기 지짐을 해야겠다고 했더니 엄마에게서 돌아온 말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먹어야 될 때는 귀신같이 아는구나."
하하, 맞다. 무엇이든 때가 있는 법. 익은 깍두기가 더 이상 맛이 없어질 시기가 된 것이다. 무엇이든 묵은 것에는 변화가 필요한 시기가 있나 보다. 깍두기가 깍두기 지짐으로 새 생명을 얻은 것처럼.
그러고보니 대통령 선거가 코앞이다. 이제 어떻든 이 초박빙으로 치러지는 대선의 결과지를 받아들게 되겠지. 어떤 결과가 돌아오든 그동안의 길고 긴 코로나에 지친 대한민국의 묵은 분위기가 기쁘고 산뜻한 분위기로 거듭났으면 좋겠다.
나의 겨울철 무거운 식사 메뉴가 가볍고 산뜻한 샐러드로 바뀌어 내 마음에 상쾌함을 선물했듯, 대선 기간 여러 갈래로 갈려 고군분투했던 마음들도 조화롭길 기도한다. 이 봄철, 이번 겨울 방학의 마지막 보약밥상은 봄 샐러드의 조화로운 맛이다.
<봄 샐러드 만드는 법>
1. 샐러드 볼에 올리브오일 3T, 레몬즙 1T 를 뿌려 잘 섞는다.
2. 1에 딸기와 방울토마토, 오이를 손톱 크기로 잘게 잘라 넣는다.
3. 2에 샬롯을 잘게 다져 넣고 소금을 아주 약간 뿌린다.
4. 1과 2와 3을 잘 섞는다.
5. 페타치즈를 손으로 잘게 부수어 넣고 잘 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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