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시대 제주에 필요한 건 공항이 아니다” 기자회견 모습
제주제2공항백지화전국행동
지난 2월,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고자 시내 대형 전광판 3곳에 기후위기 시계를 띄운 지자체가 있다. 이 시계는 우리에게 지구 온도 상승 한계점까지 남은 시간이 7년 5개월이라 경고한다.
기후위기에 대한 심각성을 체감하고, 사회 대전환을 이야기해야 할 시기인 대선에 '정치'가 실종됐다. 여야 유력 대선후보들은 지역 공약이라며 선심성 개발사업을 줄줄이 늘어놓는다. 지금의 대선과 정치권이 담지 못한 현장의 '바람'과 시민들의 목소리를 모아내려는 기후대선 전국행동 '기후바람'의 여정이 지난 2월 15일 제주에도 닿았다.
이날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 여러 소속의 기후환경 활동가들이 모여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후위기 시대, 제주에 필요한 건 공항이 아니다"라는 주제로 제주 제2공항 사업의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섬 환경수용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책 전환을 요구했다.
사실 제주도는 일찌감치 에너지 전환과 전기차 보급을 중심으로 '탄소 배출 없는 섬(Carbon Free Island)' 정책을 시행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그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10년 사이 연간 관광객이 1500만 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하고 유입인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물과 전력수요, 폐기물 발생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해안부터 중산간 지역에 대규모 관광시설이 들어서면서 지하수 오염, 오폐수로 인한 바다의 변화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이대로 지속가능하지 않고 감당할 수 없다는 신호가 계속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작은 지구' 제주에 또 하나의 공항이 지어지는 것은 공항 시설 하나만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많은 주민과 활동가들이 있는 그대로의 제주가 아름답다며, 공항이 아닌 제주가 포화상태라고 호소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