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시그넘은 Z세대에 특화된 일기 앱 '하루콩'을 서비스하고 있다.
블루시그넘
'Z세대'로 불리는 요즘 10~20대는 흔히 '개인주의'란 말로 치환된다. 자신의 욕구와 영역을 지키는 게 중요하고, 외부의 부당한 개입은 용납하지 않는다. '킹받는다'라며 불만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거나 '어쩔티비'라고 상대방의 참견을 천진하게 맞받아치는, 미디어가 소비하는 Z세대의 모습들은 궁극적으로 '개인화'의 한 단면인지도 모른다.
지극히 내밀한 개인의 기분을 관통하면서도 Z세대에게 사랑받는 모바일 앱 '하루콩'의 궤적은 그런 점에서 특별하다. 그날그날의 기분을 기록하는 일기 앱 하루콩은 한국은 물론 세계 각국의 10~20대 유저들에게 합격점을 받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Z세대의 기분을 어루만지는 중이다. 지난달 28일 블루시그넘 윤정현 대표를 만나 하루콩과 일상 속 기분장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하루콩은 부담감이나 의무감을 주지 않으면서 유저가 스스로 꾸준히 일기를 쓰도록 유도한다. 귀엽고 아기자기한 디자인과 심플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통해서다. 하루콩의 일기에 정해진 분량은 없고, 채워 넣어야 할 항목은 최소화되어 있다.
이런 '쿨함'을 발판삼아 1년이 채 안 되어 누적 다운로드 수 120만 건을 넘겼고, 지금은 한 달에 25만여 명, 하루 5만명 이상이 앱을 사용하고 있다. 프리미엄 상품을 이용하는 유료 구독자만 해도 1만5 000명에 달한다. 스스로도 Z세대인 윤 대표가 또래 유저들의 마음을 톡톡히 사로잡은 셈이다.
"제 주변 친구들만 봐도 우울증 등 기분장애를 겪으면서도 병원이나 상담 센터를 찾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아요. 사회적 장벽이 있기도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실제 우울증 환자도 자신이 정신질환과 관련되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에요. 하루콩은 이런 분들을 위해 일상 속에서 스스로 자기 기분을 알아챌 수 있도록 해 주는 서비스예요. 기분을 5단계로 나눠 그날그날에 대해 기록하고, 날씨와 대인관계, 식사, 직장생활, 취미 등 활동을 체크하는 것만으로요."
얼핏 보면 숙제(?)가 많을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최소한으로 기록해야 하는 건 하루에 대한 일종의 '별점' 뿐. 활짝 웃는 표정에서 슬픈 표정까지, 완두콩 모양의 다섯 얼굴 중 하나를 선택하기만 해도 그날의 일기 작성이 마무리된다. 추가 기록이 가능한 세부 항목들 역시 간단한 아이콘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부담 없이 더하고 뺄 수 있다. 그날 있었던 일을 사진으로 남기거나 짧은 글로 기록하는 것도 물론 가능하다.
일기 데이터, 기분장애 '디지털 치료제'가 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