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장애인이 시설 기표소에서 투표권을 행사하고 있다. 시설용 기표소는 휠체어의 출입과 활동지원사가 동반할 수 있게 일반 기표소보다 폭이 넓다.
조마초
나는 이번 대통령 선거의 한 후보자·정당의 추천을 받아 지난 2일 지역의 한 장애인 생활공동체 내 거소투표소 투표참관인으로 배정받았다. 코로나 시국, 단체 수용시설 특성상 예전과 다르게 시작부터 엄격했다. 아침 일찍 도착해 체온을 재고, 명부를 작성하고, 미리 준비해 간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를 이용해 음성을 확인한 후에야 참관 업무를 시작할 수 있었다.
투표소에는 공정하고 투명한 투표를 위해 참관인이 배치된다. 투표참관인의 역할은 투표개시 전 투표함 및 기표소 안팎의 이상 유무 확인, 선거인 등에 대한 본인 여부 확인 과정, 투표용지 교부 및 진행 상황 참관, 투표관리관과 함께 투표 종료 후 투표함 확인, 투표간섭·부정투표 등 법 규정 위반 사고 발생 시 촬영 등 증거확보, 투표함 개봉 및 투표용지 봉투 등기접수 및 발송 동반까지다. 역시, 참관인은 투표소 내 투표 간섭·권유·방해 등 선거에 어떠한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
시설관리자, 선관위 직원 및 타 참관인과 투표인 수 등 내용을 확인하고 조립식 기표소, 투표함 설치를 도왔다. 시설용 기표소는 휠체어의 출입과 활동지원사가 동반할 수 있게 일반 기표소보다 폭이 넓었다. 투표는 예정대로 오전 9시 시작되었다.
휠체어를 타거나 이동이 힘든 요양환자는 활동지원사와 같이 일렬로 대기하다 차례가 오면 신분증과 선거인 명부를 확인한다. 그리고 양쪽에 설치된 기표소로 들어가 기표를 하고 기표지를 접어 봉투에 넣어 봉한 후 투표함에 넣으면 된다.
그런데 대다수가 중증 장애인이다 보니 기표하고, 기표지를 접어 봉투에 넣고, 투표함에 넣는 것까지 원활하지 않아 활동지원사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래서 활동지원사는 환자의 마음을 읽고 능숙하게 도움을 준다. 그렇게 매끄럽게 진행된 투표 덕에 예상한 시간보다 일찍 끝날 수 있었다.
예정된 종료 시간이 되자, 선관위 직원 및 시설 관계자와 투표함을 열어 최초 등록자 수, 투표자 수, 회송용 봉투 수의 일치를 확인했다. 그리고, 이동용 기표소, 투표함, 간이 시설물 등 해체를 도왔다. 행랑에 봉투를 넣은 후 시설 관계자와 차량으로 근처 우체국에서 우체국 직원과 회송용 봉투 개수를 다시 확인하고 등기우편 접수까지 동영상 촬영을 마친 것으로 참관인 역할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