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영희 대표가 더덕을 양념하고 있다.
<무한정보> 김수로
46년 전통의 한일식당을 운영하는 현영희(73) 대표는 "27살 때부터 장사를 시작했는데 한 15년 동안은 계절을 타 여름·겨울에는 손님이 별로 없었어요. 지금은 사계절 항상 찾아요. 위쪽에서 영업할 당시는 다들 경제사정이 어려우니 고기를 많이 먹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비빔밥과 산채백반을 한 거죠"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득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며 육류와 생선, 젓갈 종류를 추가했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추세에 따라 더덕구이를 주 요리로 구성했어요. 공기밥을 주던 것도 돌솥밥으로 바꿨고요"라며 변천사를 짚었다.
수덕사 산채정식은 반찬가짓수가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계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25~30가지로, 네 명이 앉는 식탁에 다 놓기 어려울 정도다. 나물뿐만 아니라 조기구이와 불고기, 야채와 함께 버무린 도토리묵, 버섯구이, 목이버섯, 홍어찜, 우렁무침 등 다양하다.
절반 이상은 나물반찬이다. 고사리부터 취나물, 뽕잎, 고들빼기, 민들레, 달래, 두릅, 냉이, 방풍나물, 줄기상추나물, 오가피, 벙구나무순, 오이꽃나물... 이름을 하나하나 익히며 먹는 것도 재미를 준다.
가장 큰 특징은 '싱싱함'이다. 대부분 인근 주민들이 직접 캐다 팔기 때문에 봄에는 새벽에 딴 나물을 바로 상에 올릴 수 있다. 여름~겨울엔 금방 채집한 것을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영하 20도에서 얼려 보관한 것을 사용한다. 시간이 지나도 맛이 잘 변하지 않는단다.
한일식당 직원 구명숙(63)씨는 "도시에서 계속 살다 덕산으로 이사 온 지 10년이 넘었어요. 여기는 비법이 다른 게 없어요. 그날 딴 걸 무쳐서 내니까 맛있을 수밖에 없죠. 서울 가락시장을 거쳐 오면 최소 3일 이상 걸려요. 그만큼 신선도가 떨어지는 거에요. 특히 이 지역에서는 쌉싸름한 맛이 일품인 오가피나물이 유명해요. 다른 데선 맛보기 힘들어요"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