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당시 윤석열 후보는 더이상 봐줄 수 없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11월 대화의 다른 부분에서 조 전 부사장은 "석열이형이 '영감님이 이거를 이렇게 하면 안된다. 이거는 선이 넘어간 건데... 이게 선이 넘어간 (거여서) 못봐주겠다'는데, 영감은 무조건 봐 달라고 그러고, (영감이) '내가 얘를 6.25 때 살려냈는데 어떻게 죽이려고' 그러고"라고 당시 봐줄 수 없다는 윤 후보와 어떻게든 동생의 사법처리를 막으려는 조남욱 회장의 발언을 구체적으로 전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의 강경한 발언을 이렇게 더욱 구체적으로 전하기도 했다.
"(석열이형은) '내가 니네 영감은 서울대 법대 같은 선배로 해가지고 ...(중략)... 12년 이상 교류를 했는데, 내가 너 잘못 봤다. 이제부터는 교류를 안하겠다' 절교 선언하고 '이제 너는 다른데, 너가 와서 계속 작은아버지 봐달라, 삼부토건이 어떻다, 이런 얘기 할 거면 너 나오지 말고, 그 얘기 안할 거면 계속 나와라. 너한테 유감은 없다.' 이래가지고 아버지하고 나하고는..."
또한 2월 대화에 따르면, 당시 윤 후보는 조 전 부사장에게 '아버님한테 이거는 안을 수 있는 한계를 넘었다고 말씀드리고, 안된다고 얘기해라'라고 말했다고 한다. 조 전 부사장은 "거기(윤 후보에게 걸린 것)에 돈을 어떻게 뺐느니, 어떻게 남기느니, 그 다음에 돈 처리 문제가 쫙 나오는 거지"라며 "윤총이 나한테 그런 얘기는 다 못하고"라고 말했다. 이어 지인이 "(윤석열이) '작은아버지 안자르면 회사 망한다' 그런 얘기한 거고"라고 말하자 조 전 부사장은 "기억력이 좋으시네. 다 기억해"라고 맞장구를 쳤다.
[요란했던 수사의 끝] 중앙지검 특수부가 20개월 수사했지만... 결국 불기소
윤석열 후보가 지난 2011년 삼부토건 검찰 수사 당시 조남원 부회장의 처벌을 강력하게 주장한 점은 '20시간 조시연 대화파일'에서 가장 논쟁적인 대목이다. 조남욱 회장, 조시연 부사장 등 삼부토건 일가와 가까웠던 윤 후보조차 조남원 부회장을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면, 그럴 정도로 범죄 혐의가 명백하고 중대했다는 의미일 수 있다.
그런데도 기사의 서두에서 밝혔다시피 검찰은 조남원 부회장을 비롯해 삼부토건 임원진을 모두 불기소했다. 조 부회장이 범죄혐의를 시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불기소했다는 점에서 '봐주기 수사'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윤 후보가 '더이상 봐줄 수 없다'고 주장했던 것이 무색해지는 결과다.
이로 인해 '누가' 지난 2011년 삼부토건 검찰수사를 최종 무마시켰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조 전 부사장은 2월 대화에서 "(우리가 봐달라고 했는데) 윤석열이가 안해준다고 했으니까 윤석열이 말고 다른 대안을 찾은 거지"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20시간 조시연 대화파일에서는 당시 전·현직 검찰 고위간부였던 '두 H'가 거론돼 눈길을 끈다.
한편, 일부에서는 당시 검찰수사를 삼부토건의 구파와 신파를 각각 상징하는 조남원 부회장과 조시연 전 부사장 간의 경영권 다툼의 산물이라고 보기도 한다. 2011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의 파주운정지구 개발사업 수사는 신파인 조시연 전 부사장쪽에 의해 촉발됐고, 2013년 수원지검의 유러피안 리조트사업 수사는 구파인 조남원 부회장쪽의 반격이었다는 시각이다. 파주운정지구 개발사업은 조남원 전 부회장이, 유러피안 리조트사업은 조시연 전 부사장이 추진했던 사업이다.
25년째 삼부토건에 근무해온 김영석 현 삼부토건 열린노조위원장은 "조남욱 회장의 후계구도를 세우는 과정에서 아들 조시연 부사장과 동생 조남원 부회장의 경영권 분쟁이 있었다"라며 "삼부토건에 대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수사는 그 분쟁 과정에서 조남욱·조시연 부자와 친밀한 관계에 있던 검찰인사들을 통해 검찰권이 행사되고 또 한쪽 당사자는 이를 방어하면서 결국에는 양측이 함께 비리혐의를 덮어버린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수사 진행 후반부인 2013년 1월 조남원 부회장과 조시연 부사장은 부실경영의 책임을 지고 동반 퇴진했다.
<오마이뉴스>는 조시연 전 부사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몇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조남원 전 부사장은 이미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