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문 앞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뿐만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을 히틀러와 무솔리니 같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재자에 비유하는 한편(관련 기사:
거칠어진 윤석열의 입, 문재인 대통령=히틀러?), 현 정권이 정치적 목적으로 '일부러' 부동산 가격을 폭등시켰다는 '음모론'까지 내세우고 있다(관련 기사:
윤석열 "치솟은 집값, 실수 아닌 민주당 정권의 고의"). 심지어 광주의 복합쇼핑몰 유치를 민주당이 정치적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반대했다는 주장도 서슴지 않았다(관련 기사:
대구의 윤석열 "민주당, 광주 투쟁의지 약해질까봐 쇼핑몰 반대").
윤 후보의 입이 색깔론과 음모론에 치중하는 만큼, 그 앞에 모여 있는 '태극기'의 숫자도 확연히 늘고 있다. 성조기도 재등장했다. 대선을 코앞에 둔 지금, 윤석열 후보의 발언이 황교안 전 대표의 전철을 따라가는 그림이 그려지고 있는 셈이다.
중도층 소구력 갖췄던 '정치 신인', 그러나
윤석열 후보와 황교안 전 대표 사이엔 공통점이 있다. 하나, 두 사람 다 정계 밖에 있다가 입문하게 된 '정치 신인'이었다. 윤 후보는 검찰총장 사퇴 때까지 26년 동안 검사로만 재직했던 인물이고, 박근혜 정부 당시 법무부장관을 거쳐 국무총리까지 지냈던 황교안 전 대표도 여의도 경험 없이 정당 활동을 시작했다.
둘, 두 사람 다 본래 '중도 확장력'을 기대받았다. 박근혜 정부 하에서 탄압받았고,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관련 적폐 수사의 1등 공신인 윤 후보는 보수 진영의 '주적' 중 한 명이었다. 그랬던 그가 민주당 정부와 척을 지게 되며 그에겐 '진영 구분 없이 공정과 정의를 추구하는' 이미지가 형성됐다. 이는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뿐 아니라 중도층과 진보층에게도 먹히는 중요한 정치적 자산이다. 황 전 대표는 본인의 이념적 지향이 보수적인 것과 별개로, 신사적인 태도와 절제된 언어를 구사하며 정치권 출신이 아닌 대선 후보의 '품격' 있는 모습을 보여주리라 기대받았다.
하지만 잘 알려진 것처럼, 황 전 대표는 당과 함께 몰락하고 말았다. 정계에 입문한 뒤 그의 입은 매우 거칠어졌고, 소위 '태극기'로 지칭되는 아스팔트 극우 세력과 긴밀하게 유착됐다. 지난 21대 총선 당시에도 '정권심판'을 바라는 여론은 지금의 '정권교체' 요구만큼이나 상당했다. 하지만, 단순히 '반문연대'에 급급해 색깔론과 이념공세에 몰입했던 황 전 대표는, 당 쇄신에 실패하며 선거에서 참패했다. 유력 대선 주자였던 그의 지지율은 더 이상 여론조사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됐다.